[뉴스핌=서정은 기자] "내년 상반기에는 만성 C형 간염을 치료하는 DNA백신 1상이 끝나고, 내후년 상반기엔 대상포진 예방 DNA백신이 1상 임상에 돌입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원생명과학(舊 VGX인터)이 날로 커가는 대상포진 시장과 만성C형 간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신약을 통해 백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DNA 백신 판권 확보로 활로 뚫어…실버 시장 확대 긍정적"
1976년 동일패브릭으로 출발한 진원생명과학은 2005년 VGX인터내셔널로 새로 태어나며 의약품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DNA백신을 개발해오다 올해 3월 진원생명과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유전체의학을 포함해 플라스미드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의약품 연구개발 사업에까지 영역을 넓혔다.
플라스미드(Plasmid, Naked DNA)란 박테리아 세포 내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DNA 자체를 유전자 전달에 이용하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유전자 전달체다. DNA 자체를 이용 하기 때문에 면역반응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거의 없어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것도 특징이다.
정문섭 진원생명과학 연구소장은 "유전자 의약품은 사람에게 투여될 경우 유전정보가 저절로 생성돼 의약품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백신이 접근하지 못하는 질병을 예방해 치료할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 심혈관질환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에도 좋고, 비만치료 등에도 쓰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진원생명과학은 기존 백신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H7N9 예방 DNA백신, 허혈질환 유전자치료제, 비만 대사 질환 유전자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용 플라스미드 기반 단클론 항체 치료제 등의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는 예비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1상 임상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 중에 신경 쓰는 시장은 만성 C형 간염 DNA백신과 대상포진 예방 DNA백신이다. 현재 진원생명과학은 이노비오와 만성 C형 간염 DNA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해당 시장은 매년 80억달러 이상으로 커가고 있는 상황.
정문섭 소장은 "지난해 10월 임상 승인이 났고, 올 1월부터 18명의 환자에게 DNA백신을 투여했다"며 "올해 말에 중간 임상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내년 상반기에 예상 1상 임상이 제대로 끝난다면, 2017년에는 예상 2상 임상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진원생명과학은 이에 대해 2012년 기준 7억5000만불 수준의 아시아 시장의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 중간에 기술이전이 일어날 경우 최근 기술이전 사례를 적용했을 때 최소 1억2000만불+알파까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진원생명과학이 독자적으로 연구하는 대상포진 예방 DNA 백신도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현재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연구팀과 협력연구 중이며 비임상 연구에 들어간 상태.
비임상이 마무리된다면 2016년 상반기에 1상임상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 소장은 "대상포진의 경우 노년층에서 흔히 발병되는데, 실버 시장이 커지면서 대상포진 시장도 같이 커가고 있다"며 "독자적으로 연구하는 사업인 만큼 H7N9 예방 DNA백신, 비만 대사 질환 유전자치료제와 함께 비임상 연구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유증, 안전하게 마무리 할 것"
진원생명과학을 얘기하면 이노비오와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노비오는 진원생명과학의 최대주주인 VGX파마수티컬스의 모회사다.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를 놓고 투자자들은 '무리한 투자로 유상증자가 자칫 부메랑이 돼 돌아올까 두렵다'고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지난 4월 17일 진원생명과학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세 번에 걸쳐 유상증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고 유상증자 청약 예정일을 9월 4일로 바꾼 상태. 이에 납입일과 신주 상장예정일도 오는 9월 18일과 30일로 미뤄졌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이노비오와 진원생명과학을 동일시하는 부분이 있어 유상증자에 대해 우려하는 것 같다"며 "이노비오와 진원생명과학은 다른 회사이고 유증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현재 임상을 진행하는 만성 C형간염 치료 DNA백신 개발과 대상포진 DNA백신, H7N9 신종인플루엔자 DNA백신, 플라스미드 기반 바이오 신약 개발에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진원생명과학은 사명을 변경할 당시 빅데이터를 이용한 유전체 기반 맞춤형 의약품 개발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올 하반기 즈음 이와 관련한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며 "DNA 백신 연구개발과 함께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