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국산 수입 '뚝'…방글라·베트남 등으로 이동
[뉴스핌=권지언 기자] 국제 무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던 중국산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밀리면서 주요 수출국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산 제품이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예전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은 전체 수입의 19% 정도로 지난 5년간 증가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유럽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에 유럽연합(EU) 수입물량 중 중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5%로 2010년 같은 기간 동안 기록한 18.5%에서 2%p(포인트)줄었다.
통신은 중국의 임금 수준과 위안화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국 제품의 저가 매력이 떨어졌으며,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05년 7월 이후 달러 대비 약 35%가 절상된 상태이며, 중국의 임금 수준은 지난 10년간 세 배 가까이 올랐다.
통신은 이 같은 변화에 아시아 기업들 역시 제조업 기지를 중국에서 아시아 주변국으로 옮겨가는 추세이며,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20억달러 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소개했다.
미국과 유럽의 의류 제조업체들 역시 중국에서 발을 뺄 태세다. 지난해 맥킨지 조사에서는 의류업체 구매담당 대표들 중 72% 정도가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인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골드만삭스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틸튼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중국이 수출 부문에서 비정상적으로 강력한 경쟁 우위를 점하던 때는 끝난 듯 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전년 대비 5% 증가 전망을 뒤집고 무려 18%가 감소한 상황에서 이 같은 추세 변화는 시진핑 정부가 경쟁력 제고 노력이 그만큼 시급함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반도체에서부터 항공기, 의료장비 등 하이테크 제품들의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