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임금 상승폭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고용 시장의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데 따라 투자자들의 금리 인상 기대심리가 한풀 꺾였지만 예기치 못한 상승 압박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고다.
(사진:AP/뉴시스) |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거듭 지적한 것처럼 미국 고용시장은 온전한 회복에 이르지 못했다. 시간당 평균 실질 임금은 1968년보다 낮은 수준이고, 대학 졸업자 초봉은 20년래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실업률이 두자릿수를 넘었던 최고치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6개월 이상 장기 실직자 수가 여전히 370만에 이르는 실정이다.
하지만 임금 상승 추이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가계 실직 소득 증가와 내수 경기 활성화 측면에서 임금 상승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가하는 한편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1분기 주당 소득 중간값은 796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3% 상승한 수치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1분기 임금 상승폭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며, 위기 이전인 2005~2007년 평균치를 웃돌았다.
경영진을 제외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지난해부터 상승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오름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과거 통상 임금 상승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 이 같은 추이가 4~5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의 토스틴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며 “완만한 성장과 부채 경감, 그리고 노동 비용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 일본식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만연했고, 이에 따라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가 지극히 낮았던 만큼 투자심리가 급변할 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여지가 높다고 그는 경고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앨런 브루거 이코노미스트 역시 “원인이 어디에 있든 임금이 본격적인 상승 추이를 탈 경우 연준은 이에 대해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옐런 의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입에 올리는 순간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응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