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론 뮤추얼 펀드 자금 96주만에 순유출 전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조1000억달러 규모의 정크론 시장의 열기가 꺾이는 움직임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과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해 전례 없는 자금 홍수를 이뤘던 정크론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금리 상승 리스크를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AP/뉴시스) |
23일(현지시각) 웰스 파고에 따르면 16일 기준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은 정크론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에서 2억76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빼 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크론 뮤추얼 펀드의 자금 흐름은 96주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이달 투자등급 이하의 레버리지론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최대 규모의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74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론 ETF에서 22일 하루에만 247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ETF는 0.2%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이일드 채권의 모멘텀이 크게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이어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때 손실 리스크에 대한 보호 장치를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크본드 시장에서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가격 폭락을 포함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클리어아크 캐피탈의 미코 미켈릭 머니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일제히 ‘팔자’에 돌입할 가능성이 없지 않고, 이 경우 채권시장에 재앙에 해당하는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금 유출 규모는 95주에 걸쳐 유입된 자금 703억달러에 비해 지극히 소규모에 불과하다.
하지만 문제는 정크 등급의 채권이 뮤추얼펀드의 ‘팔자’를 견딜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있다. 뮤추얼펀드의 자산 가운데 채권 규모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는 만큼 매도에 따르는 충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