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물 채권 ETF 연초 이후 30% 수익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자들이 십중팔구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으로 인해 장기물 채권이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가 커다란 비용을 치르고 있다.
장기물 채권 투자에서 30%를 웃도는 수익률이 발생, 약세론자들은 고수익률을 올릴 기회를 놓친 셈이 됐다.
(사진:신화/뉴시스) |
2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다이렉션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23일 기준 연초 이후 무려 30.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채권형 ETF 가운데 최고의 성적에 해당한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는 20년 이상 장기물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연초 이후 17%에 이르는 수익률을 창출했다.
뱅가드그룹 역시 같은 전략으로 채권형 헤지펀드에 비해 7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단기물 채권의 경우 연초 이후 0.2%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연준이 자산 매입을 축소하기 시작한 데 따라 시장 자금이 단기물 채권에 몰릴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지난해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 자금 대이동을 의미하는 이른바 ‘자금 대순환’을 예측했던 BOA의 전략가들은 최근 들어 ‘장기물로의 자금 회귀’를 입에 올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장기물 채권으로 뒤늦게 잰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주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단기물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을 기록한 한편 장기물 채권으로 자금 유입이 발생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올들어 장기물 채권의 강세 흐름이 지난해 급락에 대한 반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물 제로쿠폰 채권이 21.8% 급락했다. 장기물의 경우 시장금리 움직임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연초 폭설과 한파로 인해 실물경기 흐름이 둔화된 데다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것도 장기물 국채의 반전을 이루는 데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겨울철 혹한의 영향이 해소되면서 경기 회복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어 장기물 채권의 추가 상승 여부를 확신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