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자 704명·사망 4명...폭염 공포에 휩싸인 경기
가축 24만 마리 폐사...축산업 기반 흔든 이상기후
경기도, 114명에 지급...'기후위기 대응' 새 모델 부상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기도가 폭염에 쓰러진 도민 114명에게 '기후보험 진단비'를 지급했다. 이는 전국에서 처음 시행되는 사례로, 본격적인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지역정부가 나서 재난 피해를 구조적으로 보상한 첫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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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폭염주의보 발효로 광명동굴 관광지에서 시민들을 위해 쿨링포그를 틀어주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1일 경기도가 발표한 '폭염 대처 일일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올여름 도내 온열질환자는 누적 70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모두 외부 작업 중 쓰러진 50대~80대 남성이며, 도심과 농촌 전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33% 급증한 수치다.
폭염은 가축에도 치명타였다. 7월 누적 기준 도내 가축 피해는 442건, 폐사 두수 약 24만 마리에 달한다. 닭과 오리 등 고온에 특히 취약한 축종이 대부분으로, 피해 농가의 다수는 재해보험에 가입해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부 농장은 생산 중단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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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폭염 속 광명시 소하동 소재 한 공사장에서 근로자휴게실을 운영하고 있다. 2025.07.11 1141world@newspim.com |
이 같은 재난 속에서 경기도가 도입한 '경기 기후보험'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작동했다. 도는 온열질환 진단을 받은 도민 114명에게 진단비를 지급했으며, 그 외 신청자에 대한 심사와 절차도 진행 중이다.
기후보험은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 피해를 정량화해 보상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올해 처음 폭염 진단비 지급이 현실화되며, 지역 기반 기후적응 정책의 대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1일 기준, 경기도 전역에는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며, 하남(38.0℃), 파주(37.6℃), 가평(37.3℃), 포천(35.9℃) 등 북부 지역은 체감온도 35℃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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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서울과 경기도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 중이다. 2025.07.10 1141world@newspim.com |
도는 이날 도심 170개 노선에서 살수차 170대를 운행, 총 5288km를 순회하며 열섬 완화에 나섰다. 더불어 무더위쉼터 8500여 개소와 이동노동자 쉼터, 소방서 쉼터 등을 전면 가동 중이다.
한편, 고위험 작업장이 많은 건설현장 73곳 중 24곳은 폭염으로 작업이 중단됐으며, 도는 안전관리자 및 노동안전지킴이 112명을 중심으로 315개 현장을 예찰하고 있다. 독거노인과 노인돌봄 대상자 9만여 명에 대한 응급 관리체계도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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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축사내 분무환기 시스템 가동. [사진=경기도농기원] |
경기도 관계자는 "폭염은 단순한 기상현상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경기 기후보험은 이런 재난에 대응하는 구조적 장치로, 다른 지자체로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도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와 행정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