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대 은행 예대마진 평균 2.64%로 2004년 이후 최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대형 은행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가운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 은행의 경우 대출을 통한 이자 수입과 예금에 대한 이자 비용의 차액인 예대마진이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AP/뉴시스) |
23일(현지시각) 투자은행(IB) 키프 브뤼엣 앤 우즈(KBW)에 따르면 웰스 파고와 씨티그룹, JP 모간, 그리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4대 상업은행의 1분기 평균 예대마진이 2.64%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반적인 순이자마진이 떨어진 데는 순이자 수입의 감소도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BOA의 경우 1분기 순이자수익이 1년 전에 비해 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행하기 시작했을 때 업계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예대마진 압박을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저조한 수준에 머문 데다 은행들 사이에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대출 경쟁이 고조되면서 수익성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KBW의 크리스 무타시오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수익성에는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가 더욱 중요하다”며 “하지만 단기금리가 거의 제자리에 머문 가운데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4대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 역시 수익성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33개 은행의 1분기 평균 예대마진은 3.38%로 전년 동기에 비해 0.12%포인트 하락했고, 전분기에 비해서도 0.03%포인트 떨어졌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토드 기본스 최고재무책임자도 “단기금리가 오를 때까지 예대마진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킨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무라의 스티븐 주박 애널리스트는 “경기 악화에 따른 손실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권이 확보해야 하는 자본이 확대됐다”며 “순이자마진이 악화된 것은 시장금리 뿐 아니라 감독 당국의 규제에 따른 측면도 작지 않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