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유동성 1000억유로 하회, 2011년 9월 이후 처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은행권의 잉여 현금이 2년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단기 자금시장의 수익률이 상승하는 등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과거 은행권 유동성이 대폭 위축될 때 통상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완화에 나섰다는 사실을 감안, 투자자들의 시선이 ECB의 행보에 모아지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2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권의 잉여 유동성이 929억3700만유로(1285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잉여 유동성이 1000억유로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잉여 유동성은 은행이 일상적인 여수신 업무에 필요한 금액을 제외한 여유 자금을 의미한다.
과거 은행 잉여 유동성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ECB는 장기저리대출(LTRO)을 포함한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ECB가 긴급 자금 공급에 나서 단기 금리 상승을 차단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뜩이나 디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진 데 따라 ECB가 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유로화 평가절하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은행권 유동성 감소는 ECB에 실질적인 ‘행동’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유로존의 은행간 하루짜리 대출 금리는 0.22%로 전날에 비해 2bp 상승했다. 자금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1년물 선도 금리는 3bp 오른 0.24%에 거래됐다.
라보뱅크의 웰윈 드 그루트 이코노미스트는 “1일물 단기 금리가 재융자 금리에 근접한 만큼 ECB가 추가적인 통화완화에 나서야 할 기술적인 근거가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벤자민 슈로더 전략가 역시 “은행권 유동성 감소가 당장 ECB의 양적완화(QE)에 불을 당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단기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로 은행권 유동성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ECB는 내달 8일 통화정책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