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제정책 변화에 속도조절 필요" 조언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한국 경제는 견고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현 부총리는 1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나선 것은 미국과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한국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테이퍼링이 미국의 시장금리를 끌어올린 뒤 다른 나라 금리에도 영향을 주겠지만, 경제 성장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외채가 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외채가 느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오히려 한국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외채 규모가 늘어난 건 국제 시장에서 한국의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인데, 이는 한국의 재정상태와 금융시장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에 대비해 자국 통화 스와프 체결을 늘리고 있다"며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비용이 들더라도 외환보유액을 쌓는 게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미국의 양적완화(QE) 규모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이 신흥국에 미치는 '역파급 효과'를 우려하며 선진국들이 경제정책을 변화할 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그는 이날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로 신흥공업국의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선진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G20 차원의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며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경제정책 변화가 신흥공업국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세계 경제의 원만한 회복을 이끌 수 있도록 속도조절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의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지면 금리 인상 시점도 앞당겨질 공산이 크고, 이런 조치들이 신흥국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속도를 예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시나리오를 분석해보면 신흥공업국의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선진국의 성장률에 0.1% 내지 0.2% 영향을 준다"며 "이는 무역만을 고려한 것이어서 금융시장까지 고려한다면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입장은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채택한 공동선언문(코뮈니케)에도 반영됐다.
경제 수장들은 충분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각국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파악한 뒤 정책 공조를 해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