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송주오 기자]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흡수합병되면서 소멸된다. 삼성은 제일모직 상호의 상징성을 감안해 패션사업을 인수한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상호를 승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31일 삼성에 따르면 제일모직 상호명을 삼성에버랜드에서 승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제일모직의 상징성을 감안해 상호를 승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패션부문 매각 당시 상호 사용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는 게 삼성에버랜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업명인 제일모직이 어떤 방식으로 승계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 안팎에서는 테마파크 쪽을 제외한 에버랜드의 상호 로 제일모직을 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은 지난 1954년이 고(故) 이병철 회장이 삼성물산, 제일제당에 이어 섬유사업에 도전장을 내밀며 세운 3번째 회사였다.
1955년 소모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직포·방모·염색·가공공장을 잇따라 지으며 성장을 지속했고 1972년에는 남성기성복에 진출했다. 남성복, 여성복, 아동, 교복에 이르기까지 국내 패션사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제일모직은 패션 브랜드답게 많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삼성의 대표적 상품인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도 있다. 갤럭시는 제일모직이 1983년 출시한 남성복 브랜드다. 이어 캐주얼 브랜드 '빈폴'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켜 국내 패션 시장을 선도했다.
패션사업의 길을 걷던 제일모직은 1983년 여수에 화학공장을 설립하면서 전자소재 부문에 진출했다. 10여년 후인 1994년에는 전자재료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전자 소재·재료 사업의 성장과 함께 제일모직의 관련 매출액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현재 제일모직 매출의 70%를 케미칼, 전자소재 사업이 담당할 정도로 주력 사업이 됐다.
2000년대 들어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확대 등 전자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핵심 부품인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LCD용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을 합병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소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9월 패션사업부를 1조500억원에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한 데 이어 이날 삼성SDI와 합병하기로 결정, 법인은 소멸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