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④>영원한 기업의 과제 / 김종만 명지대 교수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20여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잇따라 몰락의 길로 접어든 반면 20여년 전 이들을 벤치마킹해야 했던 삼성전자는 이제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에서 글로벌 톱메이커가 됐다. 그러나 현재의 성공신화가 과연 10년, 20년 후의 성공까지도 담보할 수 있을까. 이에 [CSV; 삼성의 진화, 품격경영] 기획을 마무리하는 제5부에서는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학계 및 업계 인사를 통해 ′영원한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를 살펴봤다.
[뉴스핌 Newspim] "삼성전자 등 삼성 사람들은 술 자리에서도 자기 회사나 상사 욕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만큼 프라이드(pride)와 로열티(loyalty)가 강한 것인데,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자기검열이 강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김종만(사진) 명지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삼성의 조직문화 극복 과제 중 하나로 너무 철저한 '자기검열'을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 6시그마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 교수는 품질경영, 품질혁신, e-비즈니스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연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 신경영'에 대한 강연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삼성 임직원들의 로열티가 높은 보상에서 나온다고 봤다. 그는 "삼성은 순혈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해 경쟁을 유발하고 임원들의 보수가 굉징히 쎄다"며 "이는 굉장한 로열티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강연을 다니면서 삼성에서만 발견한 독특한 현상을 하나 소개했다.
그는 "교육을 가면 어떤 회사든지 모두 뒤에서부터 자리가 차는데 삼성은 특이하게 앞에서부터 자리가 찬다"며 "이런 문화도 강한 로열티에서 나온 것 같다"고 해석했다.
조직에 대한 높은 로열티는 수직적 조직문화를 강하게 형성한다. 위에서 방향을 제시하면 조직원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 빠른속도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카리스마형 리더십의 전형이다.
이는 삼성이 그동안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빠른 추격자)로서 세계 시장을 제패(制霸)할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같은 조직문화에도 이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이 강조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삼성 내에서 제일 잘 하는 파트가 관리랑 인사인 것 같다. 인재제일, 관리의 삼성은 이런 부분을 표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이런 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굉징히 노력하고 있다. 경직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자율적인 창의적 발상을 하는데 '자기검열'은 걸림돌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자기검열은 결국 자유로운 발상과 행동을 스스로 규제할 수밖에 없어서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했던 방식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걸 하려고 하니 머리가 아픈 것"이라며 "아직 목적지를 뚜렷하게 못잡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별취재팀=이강혁·김양섭·송주오 기자>
◆김종만 명지대 교수 프로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 학사
KAIST(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 석사
KAIST(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 박사
-경력사항
삼성경제연구소 6시그마실/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2004.4~2008.2)
LG CNS Entrue Consulting Partners 선임컨설턴트(2001.9-2004.3)
-주요연구
품질경영, e-Business 컨설팅, 품질혁신 분야 연구
-주요활동
신뢰성학회(운영이사), 품질경영학회(편집위원), 산업공학회, 안정경영학회
[뉴스핌 Newspim]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