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②>영원한 기업의 과제 / 성상현 동국대 교수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20여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잇따라 몰락의 길로 접어든 반면 20여년 전 이들을 벤치마킹해야 했던 삼성전자는 이제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에서 글로벌 톱메이커가 됐다. 그러나 현재의 성공신화가 과연 10년, 20년 후의 성공까지도 담보할 수 있을까. 이에 [CSV; 삼성의 진화, 품격경영] 기획을 마무리하는 제5부에서는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학계 및 업계 인사를 통해 ′영원한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를 살펴봤다.
[뉴스핌 Newspim] "실리콘밸리에서 좋은 기업들이 배출되는 이유는 좋은 대학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성상현(사진)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가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산학협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 출신인 성 교수는 '삼성 신경영'에 대한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이 그동안 다양한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의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견해로 읽힌다.
성 교수가 이처럼 삼성의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언급한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와도 관계가 있다.
그는 "모든 연구를 기업이 내부화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큰데, 기초 연구를 국가 혹은 대학에서 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재화가 들어가야 선순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이 가능한 실패'가 정부와 학계의 기초연구 단계에서 더 많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으로, 삼성은 연구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협력체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성 교수는 아직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국내 현실에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과거에 노벨상이 기업에서 많이 나왔는데 이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규모는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가 됐다"며 "상당히 융합적으로 됐고 때문에 이런 국가적인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기업들은 산학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이 향후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탐험정신'을 갖추고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 교수는 "이제 모방하고 추격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며 "이제는 수직으로 오를 수 있는 암벽등반이 가능한 근육을 만들어야지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는 삼성전자의 주요 전략이었던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를 말한다.
아울러 그는 "삼성은 이제 탐험가가 돼서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사업 부문별로 인재의 정의를 더 세분화해서 정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재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지방대생 활성화' 등 삼성의 '열린채용' 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 글로벌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연구소에서의 기념촬영 모습. |
성 교수는 "지방대생 채용은 마케팅 측면에서도 전략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고, 또 연구결과들을 보면 사실 인재의 능력과 학벌의 상관관계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에 주요 인력들은 서울에서 학교를 주로 다니고 남자고, 괜찮은 대학을 나오고, 공채시험을 통과해서 똑같이 훈련받고 이런 사람들이다"라며 "이렇게 형성된 조직은 강한 조직력을 가질 수 있지만 동시에 한 방향으로 움직이다 보니 시장과 기술, 미래의 불규칙한 변화에 대응하기가 사실 어렵다"고 조언했다.
이런 맥락에서 버퍼지대(완충지대)가 있어야 생존전략에 유리한데 다양성이라는 것이 기업의 생존이라든지 시장의 확대 또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사업방식을 창출하는 데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성 교수는 외국인 채용을 다양성 확보 차원으로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글로벌전략그룹(GSG)를 중심으로 외국 유명대학 MBA(경영전문대학원) 출신들을 뽑아왔다.
그는 "한국인들만 아니라 외국인들을 뽑아 다양성을 확보한 것"이라며 "삼성이 일찍부터 다양성의 힘을 알았다는 것이다. 이런 조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관점을 갖고 삼성을 바라봐야 한다, 이런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강혁·김양섭·송주오 기자>
◆성상현 동국대 교수 프로필
King's College London (런던대) 경영학과 박사과정 수학(인적자원관리 전공)
연세대, 일반대학원 경영학 박사(인사/조직/전략 전공)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인사조직 전공)
서울대, 경영학과, 경영학 학사
-경력사항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인사조직 전공) (2006.9 ~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1994.7~2006.8)
-주요 연구
인적자원관리, 조직, 전략 분야 연구
다양성, 여성인력, 기업성과에 대한 다수의 연구 논문 발표
-주요 저서
정년 60세 시대 인사관리, 이렇게 준비하자 (공저, 2014, 호두나무)
초일류 삼성의 성공 엔진 (공저, 2013, 한울)
새로운 기업성장 패러다임과 신산업정책 방향 연구 (공저, 2012, 산업연구원, 시장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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