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작년 매도세 과해…밸류에이션 매력"
[뉴스핌=권지언 기자]올해 신흥국 시장 불안 속에서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금융시장이 강력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들어 이들 3개국 증시는 아시아 주요 증시 성적을 넘어섰고, 일부 유럽 증시를 제외하고는 세계 최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양호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WSJ는 투자자들이 이들 동남아 국가들에서 지난해 나타났던 매도세가 지나쳤으며 저가 매수 기회가 왔다는 판단에 발걸음을 다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동남아 시장 선전은 신흥국 패닉 매도장세가 연출됐던 1월까지만 하더라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가 계속되면서 동남아는 오히려 북아시아보다 부진할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었다.
지난 수 개월 동안 내리막을 걸으면서 낮아진 밸류에이션이 투자자들에겐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데이터 분석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필리핀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8.9배로 1년 전의 20.7배보다 낮아졌고, 인도네시아의 경우 16.3배로 작년의 17.6배보다 역시 하락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 데니스 림은 "동남아 시장은 단순히 작년 매도세가 과했다는 이유로 올 들어 현재까지 다른 곳보다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며 "작년만 하더라도 이들은 아태 지역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두던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주황), 필리핀(연두), 베트남(노랑) 증시 3개월 추이[출처:블룸버그] |
스탠다드라이프 펀드매니저 로스 테버슨은 "개별 증시 변동성이 매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며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가장 눈에 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연준 테이퍼링에 취약했던 경상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작년 초 아시아의 신데렐라로 평가받던 필리핀 증시는 지난해 상승폭이 1.3%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서는 9.6% 오르고 있다.
베트남 증시의 경우 투자자들이 외국인에 대한 규제 개혁과 상장 소식을 기대하며 매수에 나서 8주 만에 13% 가까이 뛰며 동남아 증시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