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정화 신호와 당국 개혁 패키지 "매력적"
[뉴스핌=권지언 기자] 중국의 경제 안정화 신호가 늘고 당국의 개혁 패키지까지 공개되면서 한때 동남아에 열광했던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12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 이머징 마켓 투자자들이 이제는 중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에르메스 자산운용 이머징마켓 대표 게리 그린버그는 “펀더멘털 차원에서나 장기적 관점에서 동남아도 건전한 상황이지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곳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아시아 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중 확대를 권고하면서, 한국과 대만 역시 수출 주도 경제인 만큼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올해 인기를 끌었던 동남아 시장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며,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중산층 확대로 성장 시장으로 주목받았던 인도네시아의 경우 극심한 경상수지 적자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태국 역시 멈추지 않는 반정부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렴한 인건비와 본국 송금 증가세 등으로 올해 아시아의 ‘신데렐라’로 주목받던 필리핀의 경우 태풍 하이옌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의 경우 올 들어 현재까지 상하이지수가 8% 가까이 빠지고 2009년 중순 이후로는 39%가 밀린 상황이지만, 구조개혁이 자리 잡으면 선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중국의 개혁 청사진 역시 중국 당국이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경제 개혁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금융부문 개방을 약속하고 시장 수요에 따른 천연자원 가격 변동을 허용하는 한편 투자자들에 대한 제한 역시 느슨하게 풀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주 동안에만 상하이지수는 8% 가까이가 뛰었다.
최근 홍콩 주식시장에서 진행된 중국 신다 자산운용과 차이나 에버브라이트은행의 기업공개(IPO)가 성공을 거둔 점 역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낙관론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물론 중국 그림자금융 부문의 급속한 성장과 이에 따른 기업 부채 문제, 신용경색 불안감 등 리스크 역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WSJ는 투자자들 역시 개혁이 얼마나 성실히 이행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누스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 요 히로시는 “중국 정부가 약속한 공약의 100%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 중 70%만 지킨다 하더라도 중국에는 상당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