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유로화 하락에 강력 베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외환 트레이더들이 연초부터 곡소리를 내고 있다.
주요 통화에 대한 전망이 빗나가면서 올들어 약 2개월 사이 2010년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
21일(현지시각) 도이체방크가 집계하는 글로벌 외환 트레이더들의 수익률 인덱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0.2%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멘텀 트레이딩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이 특정 통화에 대한 전망이 빗나간 데 따라 커다란 손실을 입었다.
연초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남아공 랜드화의 폭락이 일정 부분 수익률을 창출했을 뿐 이밖에 주요 통화에 대한 베팅에서 대부분 손실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주요 외환 트레이딩 수익률을 추종하는 지수가 일제히 부진한 모습이다. 도이체은행의 또 다른 지표인 모멘텀 엑세스 리턴 지수가 연초 이후 1.1% 하락했다.
파커 글로벌 스트래티지가 집계하는 글로벌 커런시 매니지먼트 지수가 올들어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거래 조작과 관련된 감독 당국의 조사와 펀드의 자금 유출 등에 이어 업계 트레이더들이 연이어 홍역을 치르는 모습이다.
스탠더드 은행의 스티브 바로 리서치 헤드는 “주요 10개 통화에 집중하는 트레이더들이 고전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거래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일부 통화는 뚜렷한 추세를 전혀 보이지 않아 베팅이 여간 힘든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달러화는 연초 이후 0.2% 오르는 데 그쳤고, 유로화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관측에 따라 상승폭이 극심하게 제한되는 상황이다.
신흥국 통화의 경우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양책 축소에 따라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등락하고 있다.
도이체은행의 올리버 하비 전략가는 “연초 이후 주요 10개 글로벌 통화의 추세가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른 모습”이라며 “달러화가 강하게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빗나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유로화 대비 달러화 상승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상승 베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변동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변동성은 6.39%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 전략가들은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연말까지 6.7%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7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환율이 1.2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폴 램버트 외환 헤드는 “외환시장의 추세가 마비된 모습”이라며 “이 때문에 트레이더들이 더욱 베팅에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