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필두 투기 거래자들 전략 수정 잇따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지난해 엔화 가치를 대폭 끌어내린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하락 추세가 한계에 달했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적 거래자들이 엔화 하락 베팅을 크게 축소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뉴시스) |
19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적 거래자들이 엔화 하락 포지션을 최근 약 2개월 사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다.
지난해 12월24일 기준 14만3822계약에 달했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2월11일 7만8786계약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급감한 것은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엔화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국내 투자자들이 엔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 역시 공격적인 하락 베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1년 달러 당 75.35달러까지 상승했던 엔화 가치는 아베 행정부의 공격적인 부양책으로 인해 가파르게 하락, 달러당 100엔선을 훌쩍 넘었다.
연초 글로벌 외환시장의 투자자들은 올해 말 달러/엔이 110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 시각 변화가 두드러진다.
미즈호 애셋 매니지먼트의 다케이 아키라 펀드매니저는 “2007년 이후 지난해 말 사이 총리가 6차례 물갈이된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가 정책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가 지극히 드물고, 더 이상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후코쿠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사쿠라이 유키 대표는 “아베 행정부는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더 이상의 신뢰를 보내기는 어렵다”며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엔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상황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언제까지나 하락에 베팅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엔화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이전까지 장기간 상승 흐름을 탄 데 따라 일본 투자자들의 엔화 전망은 강세론에 치우쳐져 있다.
아베 행정부가 엔화 약세를 해외 투자자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최근 움직임은 엔화 향방에 커다란 반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는 해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