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물 딤성본드, 위안화와 한국 원화가 유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년 1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축소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신흥시장이 지난 5월과 같은 충격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장기물을 중심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여지가 높은 만큼 채권 투자는 단기물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다.
(출처:AP/뉴시스) |
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연준이 QE를 줄이더라도 신흥국 채권시장이 지난 5월 벤 버냉키 의장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발언 당시와 같은 패닉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 22일 4.42%였던 현지 통화 표시 신흥시장 채권 평균 수익률은 8월말 5.89%까지 치솟았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연이어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수익률 상승을 부채질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르면 이달 월 850억달러 규모의 QE를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이를 단행할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신흥시장의 중앙은행은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 때 발생할 시장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사전 준비에 이미 착수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5월과 같은 혼란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블랙록은 내다봤다. 블랙록의 조엘 김 아시아 헤드는 “지난 5월에는 테이퍼링을 긴축과 동일시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졌지만 투자심리가 상당폭 진정된 만큼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연준은 앞으로 수개월 사이 QE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랙록은 단기물 딤섬본드와 위안화 및 원화가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포스트-QE'로 넘어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률이 자산시장의 핵심 엔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월가 투자은행(IB)들은 보유중인 국채를 매도, 현금 자산을 확보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채 가격 하락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바닥권으로 떨어진 금리와 민간 대출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은행의 국채 매도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