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출 의심받고 프랑스는 정체 '늪'
[뉴스핌=주명호 기자] 최근 발표된 세계 각국의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잇달아 보이면서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가 다시금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발표된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분기 성장률은 0.1%를 기록하며 겨우 정체를 면했지만, 시장의 전망치 0.2%를 하회했다. 2분기 성장률인 0.3%에 비해서도 후퇴한 수준이다.
유로존의 주요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 GDP가 좋은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독일 3분기 성장률은 0.3%를 기록해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역시 지난 2분기 0.7%보다는 크게 둔화됐다. 프랑스는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률로 돌아섰다. 지난 분기 0.5%의 성장률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으나 이번 분기 다시 마이너스 0.1%로 떨어지면서 불안감이 재점화된 모습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조나단 로인스 수석연구원은 "침체 우려가 커진 것은 그만큼 유럽 경제가 회복력이 취약하다는 의미"라며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피해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도 성장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0.5%로 전망치 0.4%를 소폭 상회했지만 전 분기 0.9%에는 못 미쳤다. 연율로는 1.9%를 기록해 전분기 3.8%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수출 감소세가 큰 역할을 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무역수지는 수출감소세와 함께 적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전 세계 수출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나 미국보다는 유로존 경제둔화 우려에 더 큰 무게를 실고 있다. 수출부진에 영향을 받은 일본의 둔화세는 일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유럽의 경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레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대표는 "유로존의 내수는 오랫동안 위축세를 보여왔다"며 "아시아 및 남미 신흥국들의 급격한 성장둔화도 문제지만 유로존 경제둔화는 내수 의존성이 큰 유럽국가들에게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존 수출 비중이 높았던 경제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2년 사이 유로존외 수입 비중은 43%를 기록했는데 이중 미국은 8.5%, 중국은 12%를 차지했다.
반면 유로존 경제가 향후 다시 반등세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수석연구원은 이번 지표를 두고 "회복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며 "2분기의 경우 많은 국가에서 건설경기 호조가 나타난 것이 원동력이 된 바 있다"며 4분기에 다시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는 "회복 취약성은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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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부진 양상보인 유로존 3분기 GDP 성장률. [출처 : 유로스타트, WSJ에서 재인용]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