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장 지분 39.5% 포함 '통매각'으로 7000억 확보 검토
[뉴스핌=이영기 기자] 산업은행이 동부그룹의 김준기 회장이 보유한 동부메탈 지분도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김회장의 보유지분 39.5%를 포함한 약 80%를 매각함으로서 경영권 프리미엄도 받을 수 있어 총 7000억원 내외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그룹도 당초 올해 말까지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메탈 지분 31.28%의 매각키로 했지만, 산은의 요구대로 김 회장 보유지분을 포함해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13일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따르면, 최근 산은은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지분만 팔아서는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김준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한 경영권을 매각하는 게 프리미엄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입장을 동부그룹에 전달했다.
동부하이텍과 김 회장, 동부CNI 등 동부그룹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동부메탈 지분은 총 80.84%다.
김 회장 자신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동부인베스트먼트(31.00%)와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8.50%)를 통해 간접적으로 동부메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한 결과다.
동부하이텍이 동부메탈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은행권에서 1조2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연장하면서 이 지분을 팔아 상환키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디케이트론 잔액은 6000억원 내외다.
잔액 상환을 위해 동부하이텍은 보유한 지분을 올해 말까지 팔아야 할 처지이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경영권이 없는 지분에 투자할 투자자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산은이 경영권 지분까지 파는 것도 검토해 보자고 제안하면서 동부그룹도 적극적으로 검토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 하이텍 지분만 팔아서는 경영권 변동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면서 "경영권 있는 지분을 매각해야 팔리지 않겠느냐"라고 설명했다.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지분 31.28%만 팔면 약 2000억원 내외를 확보할 수 있지만, 김 회장 보유지분 39.50%와 동부CNI 등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모두 포함해 '통매각'하면 7000억원 이상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산은은 예상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산은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동부하이텍은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300% 이하로 낮춰야 하고 현금창출 규모가 이자비용 보다 3배 이상 많게 유지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동부그룹이 판단할 사항이지만 재무약정을 준수하고 재무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어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