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에 처음으로 입주한 36개 기업의 명단이 공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경화시보(京華時報) 등 중국 언론은 29일 상하이 FTZ가 공식 출범한 후 이 곳에 입주한 중국 국내외 기업 36곳의 명단이 공개됐으며, 이들 기업이 대체로 금융과 상업무역, 문화, 통신, 다국적 전자상거래 등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시 당국에 따르면 최초로 상하이 FTZ 입주권을 따낸 36개 기업 중, 11곳이 금융기관으로 여기에는 공상(工商)은행, 농업(農業)은행, 중국은행, 건설(建設)은행, 교통(交通)은행, 초상(招商)은행, 포발(浦發)은행, 상해(上海)은행 8개 중자은행과 씨티은행, 싱가포르 개발은행 등 외자은행 2곳, 교통은행의 금융리스 업체 1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들어 상하이 FTZ 중 와이가오차오(外高橋)보세구에 신설 기업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들 기업 중 60~70%가 은행, 펀드, 자산관리 등의 금융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상하이 FTZ 추진의 핵심 내용이 투자 시스템 개혁과 금융 개방에 맞춰져 있어 금융 기관들이 향후 상하이 FTZ 개방에 큰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도 29일 상하이 FTZ가 출범하자마자 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금융 분야에서 11개의 최초 입주 기업이 탄생했다며,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당일 상하이 FTZ 은행 발전을 위한 관련 지원 정책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문회보에 따르면 은감회는 민영 은행의 FTZ 입주를 장려해 FTZ안에서 중자은행과 외자은행, 민영은행의 경쟁을 통한 금융개혁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또한 조건에 부합하는 외자은행이 FTZ안에서 지점 개설은 물론 중외합자 은행을 개설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외자 은행의 경영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FTZ에 입주한 외자은행의 출장소를 지점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비롯해 외자은행 대표처의 지점 승격 기간 축소, 외자은행 지점의 위안화 업무 시행 연한 축소 등의 지원 정책도 추진된다.
기존 중국의 '외자은행관리조례'에서는 외자은행이 위안화 업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중국에 개업한지 3년 이상이 되어야 함은 물론, 위안화 업무 시행 신청 전 2년동안 연속으로 수익을 거둬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었다.
금융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25개 기업 중에는 바이스퉁(百視通 베스트TV)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중국 내 합자회사인 바이자허(百家合)정보기술, 태국 정다그룹(正大集團 CP LOTUS)의 무역회사, 중국 성다그룹(盛大集團)의 성다국제무역회사, 상하이둥팡밍주(東方明珠)문화발전회사, 포르쉐 등 무역, 문화, 통신, 전자상거래, 럭셔리 브랜드, 보험업 분야의 기업이 입주한다.
한편 중국 전문가들은 29일 상하이 FTZ 정식 출범을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맞이한 또 하나의 역사적인 개혁개방으로 평가하고 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 경제학원 위안즈강(袁志剛) 원장은 "상하이 FTZ의 무역과 투자 간소화는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 만큼이나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