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지역 중심 대형 투자 잇따를 전망.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이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를 향후 홍콩 및 싱가포르 등과 나란히 세계경제 무역 및 금융 서비스의 허브로 내세울 방침인 가운데 FTZ의 규모확장과 인접지역 투자활동 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상하이 자유무역구 출범(2013년 9월 29일)에 따라 홍콩 및 싱가포르 등과의 금융 허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에선 역내 무역 서비스, 금융중심이 과거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향후엔 다시 상하이로 북상하는 양상을 띨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상하이 FTZ가 정식 운영에 돌입한 후 새로 자유무역지대를 설립하는 것보다 상하이 FTZ를 확대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는 판단에, 시장에서는 상하이 항구인접 지역이 향후 FTZ 확장 개발지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항구인접지역에 3년간 1000억 위안 투자
올 3월 발표된 '상하이시 항구인접지역 관리방법'과 '항구인접지역 특별 메커니즘 설립 및 특수정책 시행에 관한 30조 정책'에 따르면 향후 3년 정부가 항구인접지역에 1000억 위안(약 17조7400억원)을 투입, 40만명의 주민을 입주시키고 중요 기관을 유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항구인접지역은 상하이의 '12차 5개년 규획(2011~2015)'의 6대 중점 발전 지역 중 하나로, 이 지역은 중심구(항구인근신도시), 주요 산업구, 종합구, 설비산업구, 물류단지, 펑셴(奉賢)단지로 개발된다.
또한 첨단제조업과 현대서비스업 발전, 인력풀 구축, 토지 공급 등 측면에서 이 지역에 당국의 지원 정책이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항구인접지역의 산업은 국가 수준의 신흥산업 혁신단지와 산업 클러스터 단지로 육성, '상하이 제조'에서 '상하이 혁신'으로 산업 구조전환을 실현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홍콩 경제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은 디즈니랜드와 자유무역지대"라며 "상하이도 마찬가지로 홍콩의 발전 궤도를 따라 금융과 무역, 관광 등 업종의 경쟁력을 제고해 지역 경제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FTZ 확장 준비에 만전
중국 언론은 한 상하이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항구인접지역은 현재 28 ㎢에 달하는 FTZ를 제외하고 70여㎢에 달하는 FTZ 보류 개발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로 볼 때 전문가들은 FTZ 확장은 필연적인 조치로 단기간내 확장할 가능성은 없지만, 향후 상하이의 동남쪽 항구인접신도시와 산업단지가 FTZ 확장의 최우선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상하이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양젠원(杨建文) 소장은 " 추진과정에서 외형적으로로는 가오와이차오(高外僑)보세구가 주류인 듯 보이나, 사실상 항구인접지역이 상하이 FTZ의 핵심 지역"이라며 "현재 비준을 받은 FTZ 구역 28㎢ 중 6㎢가 항구에 인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현재 상하이시 항구인접지역에서는 FTZ 제도 혁신에 주목하고 있으며 금리시장화와 금융 대외개방, 금융업종 혁신이 이 지역 산업 발전에 가져올 기회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며 FTZ 확장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상하이 FTZ 비준에 따라 관련 A주 종목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토지 관련 테마주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 증시에서는 상하이 보세구 인근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상장사에 자본이 몰리고 있으며, 특히 상하이 항구인접지역 토지를 보유한 상장사의 주식이 투자 전망이 매우 유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항구인접지역 땅을 보유한 중화(中華)기업, 자오윈구펀(交運股份), 중국선박(中國船舶), 상하이전기(上海電氣) 등의 A주 상장사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상하이 FTZ 홍콩에 위협?
이밖에 상하이 FTZ 정식 설립이 임박하면서 상하이가 홍콩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15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 중국 언론은 디즈니랜드 설립에서부터 자유무역지대 조성에 이르기까지 외부에서는 홍콩과 상하이를 비교하며 경쟁상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이 세계적인 자유 항구이자 국제금융센터이지만, 상하이 경제가 근 몇 년새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아진데다 FTZ 설립 등 상하이가 신흥국제금융센터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FTZ 설립이 홍콩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항간의 '위협설'을 일축했다.
주민(朱民)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상하이와 홍콩은 각기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은 다양화된 금융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쉬빈(許斌)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금융·경제교수도 "상하이가 시범적으로 시행하려는 역외금융 등 조치는 홍콩도 현재 추진 중인 업무로 홍콩이 상하이 FTZ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쉬 교수는 "홍콩이 관련 제도나 개방 정도 측면에서 중국 본토를 크게 앞서고 있으며, 지역적으로 보면 홍콩은 국제 업무와 강한 연계성을 가진 반면 상하이는 위안화 업무 센터의 기능을 발휘하는 등 국내 업무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콩과 상하이는 대체성보다는 상호보완성이 강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홍콩무역발전국 화동·화중지역 수석대표 중융시(鐘永喜)는 "상하이가 국제무역과 항운·금융센터로 발전하면 홍콩의 배후지(고객이 존재하는 상권 또는 시장,지역)가 될 것"이라며 "상하이가 발달할수록 홍콩의 금융과 무역 등 서비스 수요도 따라서 증가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중국 언론은 당국이 29일 자유무역지대 출범식을 가진 뒤 본격 가동에 들어가 상하이 FTZ가 싱가포르를 필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춰 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2003년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했으며 다양한 자유무역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2위, 세계은행이 선정한 '사업하기 좋은 국가'에 7년 연속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