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등서 5천억달러 유치..전통+뉴미디어 협업 모델 가능성 보여줘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사용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소식을 직접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이른바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를 하고 있는 디지털 매거진 애플리케이션 플립보드(Flipbaoard)가 최근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8억달러(한화 860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년 전 투자 유치 시 인정받은 몸값(2억달러)의 네 배다.
지난 2010년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플립보드를 "아이패드 앱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앱"이라고 꼽기도 했으며, 앞선 자금조달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들이 참여하는 등 실리콘 밸리에서 사랑받고 있는 존재로서의 위상도 확인했었다. '모바일'이나 '소셜'이란 수식을 달았다고 해서 무작정 눈먼 자금이 몰리진 않지만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서비스에서 강한 업체, 특히 콘텐츠를 유통하는 업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플립보드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리즈비 트라버스 매니지먼트로부터 5000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앞서 6050억달러를 투자받을 때에도 벤처캐피탈의 대부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Co.와 인덱스 벤처스, 인사이트 벤처 파트너스는 물론 잭 도시 트위터 공동 창업자와 더스틴 모스코비치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들의 돈도 받았다.
플립보드는 사용자가 보고자 하는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출처=플립보드 홈페이지) |
플립보드는 얼마 전 모바일뿐만 아니라 웹사이트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히면서 급성장했다. 네이버 같은 포털에선 모든 사용자들이 똑같이 편집된 소식을 접할 수 있지만 플립보드는 사용자간 능동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필수적인 큐레이션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는 것. 한국에서도 몇몇 신문, 잡지사들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앨 고어나 헐리우드 배우 중 실리콘밸리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애쉬틴 커처 등이 플립보드를 애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만들어진 소셜 매거진만 300만개가 넘는다.
플립보드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맥큐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미디어와 전통적인 미디어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매거진들을 큐레이션하고자 한다"면서 "그런 욕구가 플립보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FT는 전통적 미디어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선 인터넷 업체들의 이러한 시도는 리스크는 크고 성장세는 낮을 수도 있지만, 최근 트위터가 지상파 방송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는 것 등을 보면 이런 '협업' 시장의 가능성은 높다고 봤다.
플립보드는 델타 에어라인즈나 구찌 같은 브랜드 광고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용자(구독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식. 맥큐는 "이번 투자금을 가지고 광고 판매팀을 더 늘리고 뉴욕 지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