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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책금융재편이 남긴 숙제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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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27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은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안의 핵심은 민영화가 추진된 5년 전의 산업은행으로 회귀다. 산은에서 분리된 정책금융공사를 흡수하고 산업은행법의 말미에 붙은 부칙조항에 의해 설립된 KDB금융지주도 합쳐진다.

이번 방안 발표로 금융위는 '금융비전'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 지배구조개선, 우리금융민영화, 금융감독체계 개편, 정책금융 재편 등 이른바 4대 TF(태스크포스)는 임무를 완료한 셈이다.

우리경제에서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간 10%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겠다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이다.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비전(10-10 Value-up)'을 만드는 작업은 이미 금융위 내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이라는 기간은 100년 대계에 비하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5년전 정부정책이 그것도 집권 여당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뒤집히는 상황에서 10년 계획은 지속가능할 지 의문스럽다.

10년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 정책금융재편이 남긴 세 가지 숙제부터 먼저 해결돼야 한다.

물론 정부가 내년 7월 1일부로 '통합산은'을 출범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법개정 과정에서 숙제가 이슈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는 정책금융재편 방안을 수립과정에서 확인된 폐쇄적인 틀(프레임)이다. 정부안이 제시되고 이를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장이 없었을 뿐 아니라 확정안 말고는 관련 TF의 활동에 대한 정보조차도 공개되지 않았다.

정금공 노조도 이런 의사결정과정을 '졸속-밀실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산은의 민영화가 철회되는 등의 기존 정책의 폐기가 초래한 사회경제적 비용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에 대한 무게를 달아놔야 향후 정책수립에서도 정부는 결정을 가벼이 하지 않을 것이고, 혹 책임을 물을 때라도 이 책임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국회의원이 산은이 민영화에 대비하면서 내부적으로 발생시킨 비용에 관한 자료를 요청해 이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산은이 민영화를 준비하면서 지출한 비용규모가 약 706억원이었다.

가장 중요한 숙제는 정책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산은격인 일본개발은행(JDB)의 민영화 과정이 자주 언급된다.

일본개발은행(Japan Bank of Development)은 민영화 계획과 함께 지난 2008년 10월부터 일본정책투자은행(DBJ: the Development Bank of Japan) 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당초 민영화 완료 시점이 연장됐다. 일본은 금융위기 등을 고려해 민영화 일정을 당초 ′2008년 이후 5~7년'에서 ′2012년 3월 이후 5~7년′으로 연장하는 법개정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정책금융기관 민영화를 먼저 추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우리와는 달리 민영화 일정을 미뤄 놓은 것이다.

한 정책금융 전문가는 "일본 JDB 민영화 계획은 2005년에 수립됐고, 이후 연기됐지만 아직까지는 유지되고 있다"면서 "일본의 15년 이상되는 정책시계(time horizon)에 비해 우리는 몇년이나 되는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비전'에 공을 들여본들 정책일관성이 없어 5년뒤에 서랍속으로 사라진다면 아깝지 않겠는가.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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