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친(六親)을 공부한다는 것은 사주 명리학의 한 가운데에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육친(六親)이 사주 명리학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는 뜻이다. 육친(六親)을 알면 사주가 보이기 시작한다. 육친을 보면 인간이 보이고 세상이 보인다. 육친(六親)을 제대로 해석할 줄 알면 ‘하늘문학을 사람문학’으로 바꿀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육친(六親)이란 말을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부모(父母), 형제(兄弟), 처자(妻子)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써, 민속에서 점괘를 볼 때 부모, 형제, 처재(妻財), 자손(子孫), 관귀(官鬼), 세응(世應)의 여섯 가지를 의미한다.
부모형제는 말 그래도 아버지, 엄마, 형, 동생을 말한다. 처재(妻財)는 아내와 재물에 대한 신수(身數, 사람의 운수)를 뜻한다. 관귀(官鬼)란 궂은 일이 생기는 것이다. 세응(世應)은 조상의 덕을 이르는 말이다. 이를 명리학적으로 해석하면, ‘음양오행의 상생, 상극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사주 당사자의 인간관계와 사회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육친(六親)은 비견(比肩)ㆍ겁재(劫財), 식신(食神)ㆍ상관(傷官), 편재(偏財)ㆍ정재(正財), 편관(偏官)ㆍ정관(正官), 편인(偏印)ㆍ정인(正印) 등 10개로 돼 있다.
①비견(比肩)
사주의 일간(日干)과 음양ㆍ오행이 같은 것을 말한다. 즉 갑(甲)일 경우 천간의 갑(甲)과 지지의 인(寅)이 해당된다. 을(乙)일 때 을(乙)ㆍ묘(卯), 병(丙)일 때 병(丙)ㆍ사(巳), 정(丁)일 때 정(丁)ㆍ오(午), 무(戊)일 때 무(戊)ㆍ진(辰)ㆍ술(戌), 기(己)일 때 기(己)ㆍ축(丑)ㆍ미(未), 경(庚)일 때 경(庚)ㆍ신(申), 신(辛)일 때 신(辛)ㆍ유(酉), 임(壬)일 때 임(壬)ㆍ해(亥), 계(癸)일 때 계(癸)ㆍ자(子)가 비견(比肩)이다.
이러한 비견(比肩)은 친구, 선후배, 형제자매, 동업자, 경쟁자, 동료 및 부하 직원, 여자의 경우 시댁식구와 남편의 여자 등으로 해석한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사람을 상징하고 대인관계와 관계가 있다. 비견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비견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람과 대인관계를 주관한다고 볼 수 있다.
비견이 사주 여덟 글자 중 3개(월지를 포함할 경우 2개) 정도로 있으면 발달했다고 평가한다. 비견이 발달한 사람은 자립심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하다. 리더십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고 새로운 일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 아울러 대인관계가 무난하여 사람을 상대로 하는 직업을 선택하면 좋다.
비견이 발달한 사주의 직업은 남성은 남성을 상대로 하는 직업, 여성은 여성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 좋다. 예를 들어 남자는 남자 학교, 여자는 여자 학교 교사 좋다는 뜻이다. 1순위 직업은 아나운서ㆍ예술가ㆍ편집장ㆍ작가 등이고, 2순위 직업은 교사ㆍ공무원 등이다.
비견의 개수가 사주 여덟 글자 중 4개 이상이면 과다하다고 평가한다. 비견이 과다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이로 인해 관심과 칭찬을 받기 위해 후하게 인심을 쓰기도 한다.
밖에서 보면 성격이 매우 자상하고 마음이 따뜻해 보이지만 배우자, 부모와 같이 자신을 잘 알고 있는 가까운 사람에게는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며 힘들게 한다. 또한 여유 없는 직장 생활은 견디기 힘들어하고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직업을 선호한다.
또한 소위 왕자병, 공주병이 가슴속에 똬리를 틀고 있어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돈을 뜯어 먹기 위해 주변에 몰려있는 사람일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②겁재(劫財)
사주의 일간(日干)과 오행은 같고 음양이 다른 것을 말한다. 즉 갑(甲)일 경우 천간의 을(乙)과 지지의 묘(묘)가 해당된다. 을(乙)일 때 갑(甲)ㆍ인(寅), 병(丙)일 때 정(丁)ㆍ오(午), 정(丁)일 때 병(丙)ㆍ사(巳), 무(戊)일 때 기(己)ㆍ축(丑)ㆍ미(未), 기(己)일 때 무(戊)ㆍ진(辰)ㆍ술(戌), 경(庚)일 때 신(辛)ㆍ유(酉), 신(辛)일 때 경(庚)ㆍ신(申), 임(壬)일 때 계(癸)ㆍ자(子), 계(癸)일 때 임(壬)ㆍ해(亥)가 겁재(比肩)이다.
겁재의 사회성과 사람관계 해석, 겁재 발달 시 나타나는 성격 등은 비견 발달 시와 유사하기 때문에 세부 내용은 생략한다. 다만 겁재 과다 시는 비견 과다 시와 그 특성이 다소 다르다. 성격적인 면에서 비견 과다 시 보다 좀 더 외향적이며, 적극적이다. 이러다 보니 자존심이 지나치게 강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한 채 새로운 일을 앞 뒤 가리지 않고 추진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전문용어로 ‘군겁쟁재(群劫爭財)’라고 한다. 그 뜻을 살펴보면 ‘겁재가 무리를 지어 재물을 다투어 빼앗아 간다.’이다. 과대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재물 욕심을 내다 주변 사람들만 좋게 해 주고 자신은 망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겁재가 과다한 사람은 사업을 하다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능력에 맞게 사업 목표의 기대치를 낮추고 섬세하게 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이면 사업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견해다. 겁재가 발달한 사람의 직업은 안정적이면서도 대인관계를 활용하는 직업이 어울린다. 1순위 연예인, 아나운서, 영업사원 등이고, 2순위 직업은 공무원, 사업을 할 경우에 남자는 남자를 상대로 하는 사업, 여자는 여자를 상대로 하는 사업이 좋다.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