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기범 한기진 기자]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90원 급등한 1145.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7월 26일 1146.90원을 기록한 이후 약 1년여 만에 최고치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의 출구전략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급등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네고 물량과 결제수요 간 충돌로 박스권을 형성했다. 이후 중국 PMI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며 달러 강세가 한층 더 강화돼 연고점을 돌파했다. 오후에 접어들어 환율은 1144~1146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다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지금은 지난 4월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져 1140원을 돌파했을 때와 다르다"며 "그 때는 시장의 과열돼 환율이 높아진 측면이 컸으나 지금은 자연스럽게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환율 레벨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추가상승의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원래 아시아통화보다 환율의 변동폭이 크지만 오늘 인도 루피, 필리핀 페소 등보다 환율의 등락폭이 적었다"며 "이 정도면 선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수출 펀더멘탈이 여타나라보다 좋아 추가 상승은 있으나 속도가 그렇게 가파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시장은 버냉키 의장이 비둘기적인 발언으로 장 분위기를 진정시켜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발언을 해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로 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