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경기 회복, 한국도 안정 찾을 것"
[뉴스핌=한기진 김선엽 박기범 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으로 20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쇼크에 빠졌다. 주식 채권 외환시장 모두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당분간 외국인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금융자산을 내다 팔아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내리고, 외화는 국외로 빠져나가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출구전략은 경기가 좋아지기 때문에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을 그만하겠다는 얘기다. 따라서 금융시장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와 이머징 시장이 급락하는 이유는 예전과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미국의 경기가 좋으면 다른 나라로 파생돼 함께 좋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무역으로 달러를 버는 한국 등 신흥국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은 아직 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어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데, 기축통화를 가진 미국이 유동성 흡수를 예고하자 서둘러 외국인이 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한국은행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린 게 1개월 전이다.
특히 골드만삭스,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글로벌 IB들은 내년 초 정도를 출구전략 시기로 보고 있다가 버냉키 의장이 이날 연내를 언급하자 크게 놀라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이 구체적으로 (출구전략을) 언급한 것에 시장이 놀란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더 큰 장세가 펼쳐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장기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구전략의 조건이 경기회복이므로 투자자들이 진정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우리나라의 수출이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고 외국인 투자자가 떠날 이유가 없다”면서 “글로벌 금리의 상승세 속에서도 세계경기 회복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은 심각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안정되면서 한국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