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일본은행(BOJ)이 부양책을 발표한지 채 두달도 지나지않아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예상치 않은 장애물을 만났다.
이는 일본은행의 조치가 결국 정책적 실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전체 국채의 70%에 달하는 국채 매입안 발표에도 일본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전날 일본국채(JGB) 10년물의 금리는 오전 한때 1.0%를 돌파했다. 10년물 수익률이 1%를 돌파한 것은 근 1년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5일 일본은행이 양적 완화 조치를 발표한 하루 뒤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0.315%)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동시에 전날 닛케이지수는 7.3% 폭락세를 연출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2년래 최대 낙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과 미국발 소식에 "일본이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을 시장이 미처 소화하기도 전에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시장 내 충격을 줬다는 설명인 것.
중국의 5월 HSBC 제조업PMI 잠정치는 49.6를 기록해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인 50.4를 밑도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재빨리 안전자산으로 도피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엔, 달러, 스위스프랑과 같은 통화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으로서는 모두 나쁜 뉴스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이제 막 회복세를 시작하려던 참이던 일본 경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단연 엔화다. 안전자산 회귀 현상이 계속될 경우 엔화가 최근의 하락세를 접고 반등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
일본의 최근 무역지표를 보면 지난 6개월간의 엔화 하락세에도 일본의 수출이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음이 관찰된다.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엔화가 추가 하락해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채 금리 급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일본 경제가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일본에 가장 필요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이는 '높은 금리'라고 WSJ은 지적했다.
금리 상승이 GDP의 200%가 넘는 일본의 막대한 부채 문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인 것.
WSJ은 중국의 제조업 경기 위축과 미국의 출구전략 가능성이 이제 막 회복세를 보일듯하던 일본 경제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