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전날 13년래 최대 낙폭을 보인 일본 증시는 시장의 투자가 한 쪽 방향으로 쏠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시장으로 투기적인 자금이 몰린 상태였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것이라고 풀이하면서도 이같은 조정 흐름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온라인 금융 전문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주식 시장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앞서 일본 증시의 폭락 흐름은 투자자들의 거래가 너무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르한 캐피털의 아담 사르한 대표는 "한 시장으로 거래가 집중됐을 때 일반적으로 흥이 깨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가을 이후 투자자들은 달러/엔 환율을 효과적인 투자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한 쪽 방향으로 대거 투자에 나섰다.
달러/엔 환율은 이번 주에 들어서 2008년 10일 이후 처음으로 103엔 선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하루 만에 급락하면서100엔 선까지 위협햇지만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17% 오른 상태.
닛케이225 지수 역시 지난 2012년 저점과 비교해 70% 상승했다. 전날 7% 급락했음에도 지난 11월 저점과 비교하면 67%나 올랐다.
이처럼 일본 금융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완화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으로 국내 시장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에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닛케이 지수의 급락에는 연준의 출구 전략에 대한 관측도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을 통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뉴욕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이 전날 일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RBS 캐피털의 아담 콜 외환 전략가는 "시장이 집중된 거래에 굴복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날 발표된 일본의 대내외자금동향 보고서에 주목했다.
일본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주(5월 18일 기준) 해외 중장기 채권을 8040억 엔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월 21일 이후 3주 연속 매수에 나서 약 7000억 엔을 순매수했던 흐름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같은 기간 해외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서 7000억 엔 규모의 물량을 순매수했으며 머니마켓 시장에도 4500억 엔을 순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일본 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총 2조 2000억 엔 규모라는 분석이다.
아담 콜은 달러/엔 환율 역시 투기적인 거래에 좌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내 주식 전문가들은 증시 과열에 대한 경계심과 함께 일본 경제의 회복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전날 주식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들은 증시의 조정은 단기에 끝날 것이며 1만 4000선은 지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즈호 자산 운용의 가시하라 노부유키 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급하게 상승했던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평가했다.
미즈호 증권의 야마구치 마사히로 전략가 역시 "전날 조정 전까지 시장은 '머니 게임' 양상으로 접어든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전날 조정으로 닛케이 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16배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 세계 증시 평균인 13~14배보다는 높은 수준.
다만 알리안츠 글로벌의 테라오 카즈유키 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증시에 대한 시각이 변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