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반대 여론에 OMT 지원하기 애매
[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해 무제한 국채매입(OMT) 프로그램으로 유로존 위기 진화에 성공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정국 혼란으로 난감한 처지에 몰렸다.
유로존 위기가 고조되고 국채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던 지난 9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모든 통화정책수단을 동원해 유로존 지원에 나서겠다”며 OMT를 발표했고, 시장 불안감은 이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탈리아 총선이 정국 혼란으로 이어지면서 다시금 유로존 위기 불안감이 재점화되려 하자 ECB가 또 한번 유로존 소방수 역할을 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총선 소식이 전해진 뒤 이탈리아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가격 하락)로 치솟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ECB의 지원 전제조건인 긴축 개혁에 이탈리아가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6일자 마켓워치는 이탈리아 정치권 교착상태가 결국 ECB의 OMT를 무력화할 수 있어, ECB 역할에 대한 회의론까지 대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 신용전략가 알버트 갈로는 “과반 정당이 없는데다 긴축 반대 기조의 오성운동이 약진했다는 것은 이탈리아의 개혁 어젠다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같은 정국 혼란은 국채 시장 불안이 초래돼도 ECB가 OMT를 가동할 수 없다는 뜻”이라면서 “그 결과 투자자들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기타 유로존 주변국에서 진정 필요로 할 때 OMT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초래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바클레이즈 소속 전략가들은 아직까지 위기 버튼을 누를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들은이탈리아가 시장 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기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이것이 OMT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6~6.5%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