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외환시장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으로 1990년대 '미스터 엔'으로 불렸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 가쿠인대 교수가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에 대해 "이웃국가들을 괴롭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난 1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엔화가 거의 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화 대비 88엔~98엔 밴드 내에 진입했다"며 "이는 G20은 물론 G7 내에서도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전날 일본의 4분기 GDP가 연율 0.4% 위축됐다는 소식에 이어 나온 것으로, 이날 GDP 발표 이후 이와타 가즈마사 전 BOJ 부총재는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엔화가 추가적으로 조정을 받아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타 전 BOJ 부총재는 현재 일본은행(BOJ) 차기 총재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이와타 전 BOJ 총재의 발언에 엔화는 달러화 대비 추가적인 약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오는 15~16일 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만약 엔화 약세가 일본은행의 자연스러운 통화완화정책의 결과였다면 다른 국가들도 이렇게 비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설령 여러 정치인들이 분명하게 엔화 약세를 유도하지 않았다해도 모두가 그와 비슷한 인상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날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 역시 일본의 엔화 약세정책에 대해 글로벌 환율전쟁 우려를 나타내며 변동환율제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달러화대비 엔 환율은 최근 6개월만에 10엔 정도 상승한 상태이지만, 아마 앞으로 100엔을 넘어서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일본의 전 대장성 차관 출신인 사카키바라 교수는 오는 4월 17일 열리는 뉴스핌 주최 제2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의 주요 연사로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도 참석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경험과 교훈에 대해 살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