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환율 평화주의자" 칼럼에서
- "엔화 약세 타격 부분 상쇄할 요인들 있어"
- 일본 업체들, 엔저 효과 한계...혁신 제품으로 승부해야
- 한은의 시장 개입 효과, BOJ에 비해 제한적
[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의 공격적인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해 환율전쟁 논란을 현명하게 비껴갔다는 평가가 외신 보도를 통해 나왔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로 엔화 약세에 대한 적극적 방어에 나설 것이란 추측도 있었지만, 14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2.75% 수준에 4개월 연속 동결키로 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은 환율 평화주의자(Seoul Is a Currency Pacifist)’ 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 같이 평가하며, 엔화 약세의 타격이 다른 요인들로 일부 상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의 금리 동결은 이해가 가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과 소니, 현대와 토요타처럼 대개 한국과 일본의 제조 수출업체들이 직접 경쟁 구도에 있어 엔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일본 제조업체들에 유리할 수 있으나 이들 역시 다른 어려움들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에는 안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엔화 약세를 일부 무력화 할 수 있는 요인중의 하나로 중국과 일본 간 영토분쟁을 꼽았다. 중국 내 일본 자동차를 비롯한 일본산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또 엔화 약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진 일본의 에너지 비용을 높일 수 밖에 없고 이는 일본 제조업체들의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출시하지 않고서는 해외 매출 감소에서 오는 타격을 엔화 약세로 메우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WSJ는 특히 일본 소비자가전 제조업체들이 차별화된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는다면 삼성의 갤럭시 판매 행진에 큰 위협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한은이 물론 엔화 약세를 주의 깊게 살피긴 하겠지만, 일본과 한국 경제의 상대적 규모 차이를 감안하면 일본은행(BOJ)에 비해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WSJ는 또 지난 10년 평균을 기준으로 보면 원화는 엔화 대비 여전히 3% 가량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엔화 약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한은이 관망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