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과 원칙' 이미지+'청문회 통과' 방점
정홍원 국무총리 지명자 [사진=뉴시스] |
앞서 헌법재판소장 출신의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명했을 때의 인선 배경에 야당의 검증 공세를 넘어설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고려된 인선이라는 것이다.
실제 정 전 이사장은 평생 법관으로 살아온 김용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약 40년간 법조계에 몸을 담아온 검찰 출신의 정통 법조인이다. 1972년 14대 사법시헙에 합격한 후 30년간 검찰에 몸을 담았고 이후에도 2003년에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통 법조인의 길을 걸어오는 과정에서 법조계 내부로부터 신뢰를 얻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진영 부위원장은 정 전 이사장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30년간 검찰에 재직하면서 확고한 국가관과 엄격한 공사구분, 원만한 인품으로 법조계에 존경과 신망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높은 신망을 받아왔다는 대목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검증을 통과할 만한 인물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박 당선인은 한광옥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과 정 전 이사장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가 더 수월한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에 정 후보자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이 최근 새누리당 지역 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 회동에 나서면서 새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에 대해 여러 차례 걱정을 피력한 것도 박 당선인이 여러 인선 요소 가운데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최우선 요소로 봤을 것으로 관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정 후보자 지명에는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이 사전에 이뤄진 부분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파악된다.
정 후보자는 당선인 측에서 어떤 자료 요구를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증) 자료는 동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그 자료에 의해서 청와대에서 수집한 것으로 해서 (했다며) 구체적 검증팀이 어떤 것을 햇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영 부위원장은 정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창의행정구현의 경험과 바른사회를 위한 다양한 공헌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제도 개혁 등에 나선 것을 높이 샀다는 것이다. 정 후보자는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정책선거를 위한 매니페스토 운동을 처음 시작했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이는 김용준 위원장이 이미지로 갖고 있던 소수자 배려와 마찬가지로 정 후보자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평가된다. 동시에 김 위원장에게 제기됐던 행정경험 부족 등의 비판을 차단하고 '책임총리제'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다만 책임총리와 관련, 정 후보자는 "저는 정확하게 보필하고 바르게 보필하는 게 책임총리가 아니겠느냐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한을 가진 책임총리로서의 역할 수행이 가능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란 말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부족한 사람이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보통사람"이라며 "저같이 보통사람을 귀중한 자리에 세우겠다고 하는 당선인의 의중을 저는 보통사람을 중시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사람'이기 때문에 선택됐다는 자평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