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핵 안보 상황'과 '당선인 대외활동 강화' 고려한 듯
[뉴스핌=노희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경호실 등 이른바 청와대 '3실체제' 중 8일 1차 인선을 발표하면서 비서실장에 앞서 국가안보실장과 경호실장을 먼저 지명한 까닭은 무엇일까?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사진=뉴시스] |
청와대의 같은 '3실'이라 해도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대통령의 의중을 읽는 '복심'이자 '권력의 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된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는 막강한 자리다.
박 당선인이 향후 인선 과정을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도 내각 구성에 앞서 국무총리를 인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서실장 인사가 선행돼야 하는 측면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1차 인선에선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국가안보실장과 경호실장만 발표됐다.
정치권에선 박 당선인의 이날 인선 발표에는 전날 국회에서 예비 여야정 성격의 '북핵 3자회동'을 가져온 긴급한 안보상황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가안보실은 중장기적 안보전략을 수립하면서 국가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위기관리기능을 수행한다. 조직의 역할상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조직이 국가안보실이라는 설명이 가능한 것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박 당선인이 국가안보실에 대한 인선을 먼저 함으로써 국가 안보에 대한 당선인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호실장이 국가안보실장에 뒤이어 발표된 것은 당선인이 앞서 단행한 청와대 개편에서 경호처를 '실'로 승격한 배경과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수가 총탄에 세상을 떠난 데다 자신도 커터칼 테러를 당하는 등의 불행한 개인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용준 인수위위원장의 총리 낙마 이후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과의 스킨십 강화 등 대외 활동에 부쩍 자주 나서고 있어 당선인 경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서실장 인선이 미뤄진 것에는 일단 검증 강화 차원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권력의 꽃'이라 불리는 만큼 더욱 더 검증에 검증을 더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왕실장' 평까지 나오는 박근혜 정부의 비서실장 검증에 세밀한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역으로 비서실장 자리가 그 만큼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너무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비서실장의 힘을 다소 빼놓는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청와대보다는 내각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