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 R& 집중 투자 그룹 전자사업 강화
[뉴스핌=김홍군 기자] “대우일렉트로닉스와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해야 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대우일렉 매각 우선협상자로 최종 확정된 직후 임직원들에게 “본계약까지 잘 마무리 지어 달라”고 당부했다.
27일 동부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김준기 회장은 대우일렉에 대해 애정의 강도는 생각이상으로 매우 강하다는 전언이다.
동부그룹의 재도약을 위해 그동안 크고 작은 새 사업 인수에 성공했으나 동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에, 특히 해외시장에서 동부의 성가를 증진해야 하는 부문에서는 썩 만족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고 한다.
김준기 회장은 그래서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았던 대우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대우일렉의 세계 유통망과 동부의 미래가치를 접목시키는 데에 특히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번 대우일렉 인수과정에서 보인 김 회장의 결단과 소통력, 자존심은 재계내에서 넓게 회자됐다. 김 회장은 대우일렉인수와 새로운 발전을 통해 동부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남김없이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근래 경영회의에서 매번 “대우일렉은 기존 전자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회사”라며 본계약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그룹은 지난 21일 대우일렉 매각 본입찰에 참여해 삼라마이더스(SM)그룹,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그룹은 채권단과 추가협상을 거쳐 다음 달 초 본계약 체결의 사전단계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이후 2주간 실사를 거친 뒤 인수금액을 최종 확정해 늦어도 올 11월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 대우일렉 매각은 인수기업(동부)과 인수 대상기업(대우일렉), 채권단(우리은행 등) 등 3자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인수로 전자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종합전자회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83년 반도체 웨이퍼 회사 코실을 설립한 동부그룹은 2002년 아남반도체(현 동부하이텍)를 인수해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으며, 이후 전자재료(동부CNI), LED(동부LEDㆍ동부라이텍), 산업ㆍ서비스용 로봇(동부로봇) 등으로 전자사업의 영역을 넓혀 왔다.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동부제철도 대우일렉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대우일렉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는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해외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기존 반도체 부문이 힘든 시기를 거쳐 안정이 된 상태에서, 집중적으로 전자사업의 영역을 넓혀 왔다”며 “대우일렉 인수는 동부그룹이 종합전자회사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장수 워크아웃 기업인 대우일렉 입장에서도 동부가 새 주인이 되는 것이 나쁘지 않다.
1999년 대우사태로 그룹에 분리돼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일렉(옛 대우전자)은 13년간 5차례나 새 주인을 찾는데 실패하며 표류해 왔다.
이 과정에서 사업부문이 축소되고 수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도 실종됐다. 임금도 10년 이상 동결됐고, 협력업체들에 대한 납품대금도 일부 밀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대우일렉의 성장동력이 침체된 것이 사실이다”며 “대우일렉을 인수하면 신제품이나 R&D 부문에 집중 투자해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세계적인 종합가전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이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채권단도 실속을 챙길 수 있다. 동부는 이번 입찰에서 3700억원대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이는 인수에 참여한 SM그룹(3500억원대)과 일렉트로룩스(2900억원대) 보다 높은 것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등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는 평가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전체 인수금액의 51%는 계열사를 통해, 나머지 49%는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해 조달할 예정이다”며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금액은 1800~1900억원 정도로,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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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