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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학도의 호주 다이어리] 어학연수편 ② 현지에서 만나는 학원 '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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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학도의 호주 다이어리]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장해윤 대학생 인턴기자의 생생한 호주 체험기다. 장 기자에게 호주는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요람이라 한다. '어학연수편'을 시작으로 장 기자가 전할 글들은 글로벌 재원으로 성장하고픈 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브리즈번=뉴스핌] 장해윤 대학생 인턴기자 = 호주 어학연수의 승패를 나누는 결정적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 영어 실력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현지 경험에 바탕해 답하자면 교재나 커리큘럼보다 수업을 이끄는 '선생님'의 역할이 단연 중요하다.

같은 레벨이라도 선생님의 수업 방식에 따라 교실 분위기와 학습 태도는 180도 달라진다. 호주 어학원의 선생님들은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말하게 될지를 결정짓는 중심에 서 있었다.

호주를 상징하는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 장해윤 대학생 인턴기자]

◆ 호주 어학원 수업, 한국과 무엇이 달랐나

호주 어학원 수업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차이는 수업의 목표였다. 한국에서의 영어 수업이 문법 정확성과 시험 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호주 어학원의 수업은 '얼마나 말했는가'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선생님은 교재를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은 완벽하지 않은 문장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며 수업에 참여한다. 수업은 대개 "어제 무엇을 했는지", "어디를 다녀왔는지"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일상적인 대화는 교실의 긴장을 풀고, 학생들이 영어로 말하는 상황 자체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호주 어학원 수업은 영어를 '공부하는 시간'이라기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가까웠다. 또, 인상적이었던 점은 어학원 선생님들이 스스로를 'teacher'라는 호칭 대신 이름으로 부르도록 한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나누게 됐고, 그 과정에서 선생님과 학생 간의 거리감도 점차 좁혀졌다. 이러한 호칭 문화는 교실 안에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고, 학생들이 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수업 환경으로 이어졌다.

호주 현지 어학원 수업 모습 [사진= 장해윤 대학생 인턴기자]

◆ 교재 중심 vs 액티비티 중심, '쌤'마다 다른 수업 스타일

같은 어학원 안에서도 선생님들의 수업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교재 중심 수업을 선호하는 선생님은 문법과 문제 풀이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복습을 반복하며 학습의 안정감을 준다. 반면, 액티비티 중심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은 게임이나 퀴즈, 몸을 활용한 활동을 통해 배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반복하게 만든다.

전자는 학습 효과가 분명하지만 다소 지루할 수 있고, 후자는 몰입도는 높지만 진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수업이 이 두 방식을 절충한 형태라는 것이다. 교재 설명과 필기를 통해 문법과 표현을 충분히 이해시킨 뒤, 이를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활동의 방식이었다. 단순한 퀴즈나 반복 게임이 아니라, 역할극을 하거나 추리 문제를 푸는 등 선생님이 직접 고안한 활동이 많았다. 이 가운데 학생들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던 활동은 팀별로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과제였다.

배운 문법과 표현을 실제로 활용해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역할을 나누고, 촬영과 편집 방향을 논의하는 전 과정에서 학생들 간의 영어 소통이 필수적으로 요구됐다.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학습이 되었고, 팀원들과 협력해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몰입도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이와 같은 수업 방식 덕분에 해당 반은 결석률이 낮았고, 학습과 재미를 동시에 잡은 사례로 학생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됐다.

게임 액티비티를 활용한 수업 [사진=장해윤 대학생 인턴기자]

◆ 아시아 학생 VS 남미·유럽 학생, 어떻게 다를까?

이러한 수업 환경 속에서 국적별 학생들의 태도 차이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여러 수업을 함께하며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아시아권 학생들은 선생님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대답하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한 뒤 말하는 경향이 있었다. 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반면, 남미나 유럽 출신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거리낌 없이 표현했다. 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끊기지 않고 말하며, 자신감 있게 의견을 전달한다.

실제로 아시아 학생들은 문법과 라이팅에서 강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고, 남미·유럽 학생들은 스피킹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장면이 자주 관찰됐다.

◆ 영어부터 생활까지, 든든한 조력자들

선생님들의 역할은 수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업 외의 영어 질문은 물론이고, 호주에서 일을 구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레쥬메(이력서) 첨삭, 간단한 비자 관련 조언까지 기꺼이 응해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은 상위 레벨 반으로 이동한 이후였다. 이전 레벨을 담당했던 선생님은 레벨업 이후에도 "공부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도 된다"며 지속적인 도움을 약속했고, 다음 단계 수업을 대비해 미리 익혀두면 좋은 문법 항목들을 따로 짚어주기도 하였다.

소속 반이 달라진 뒤에도 학생의 성장을 응원하는 모습에서 어학원 선생님은 단순한 강의자가 아니라 학습 과정을 함께하는 동반자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 중요한 건 태도와 참여

어학원 생활을 통해 분명히 느낀 점은 영어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태도와 참여도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시험 성적이 비슷한 상황에서도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하고 수업에 꾸준히 참여한 학생들이 레벨업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시험을 잘 치르더라도 출석이나 참여도가 낮으면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기준은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영어로 말하는 상황 자체가 부담스러워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고, 틀릴까봐 대화를 피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수업에서 완벽함보다 '참여'를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을 체감하면서 점차 말하는 데 대한 기준이 바뀌기 시작했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더라도 끝까지 말해보는 경험이 반복되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쌓였다.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독자라면 '얼마나 정확하게 말하느냐'보다 '얼마나 자주 말하려 하는가'에 더 집중해볼 필요가 있다. 틀려도 괜찮다는 전제 위에서 꾸준히 발화하는 태도는 수업 참여도를 높이고, 이는 곧 어학원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어학연수는 영어만 배우는 과정이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 그리고 배움에 어떻게 참여하는지를 몸소 경험하는 시간이다.  

*글쓴이 장해윤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지리학과를 전공하고 국제통상학을 복수전공 중인 대학생이다. 2025년 8월부터 어학연수를 위해 호주 브리즈번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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