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클 등 기술업종 전반 부진
*ECB 펀딩 효력에 회의론 대두
*오라클 부진에 기술종목 동반 약세
*RIM, 아마존 등 '인수 추진'설로 상승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장 막판 방어종목에 수요가 몰리며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내년 1월의 4분기 어닝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날 발표된 오라클의 저조한 실적이 기술업종 전반의 부진을 유도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하방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루 전 300포인트 이상 치솟았던 다우지수는 폐장벨이 울리기 전까지 상방영역과 하방영역을 넘나드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0.03% 전진한 1만2107.74로 장을 막았다.
S&P500지수도 마감 직전 낙폭을 만회하며 0.19% 오른 1243.72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약세로 0.99% 후퇴한 2577.97을 찍었다.
다우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4.6% 오른 반면 나스닥지수는 2.8% 하락한 상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아메리칸 증권거래소(Amex)와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된 총 주식 수는 65억2000만주로 지난해 하루 평균치인 84억7000만주를 밑돌았다.
이날 장세는 오라클이 주도했다.
세계 3위의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오라클은 11.66% 곤두박질쳤다. 오라클은 전날 10년만에 처음으로 전문가 예상에 미달하는 어닝을 발표하며 최근 잇따라 실적 경고를 내놓은 대기업들의 대열에 합류했다.
RDM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클 셸던은 "오라클의 실적은 대단히 불량할 뿐 아니라 기업들의 기술 관련 지출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기업들의 지출이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긍정적 요인으로 간주되어왔으나 오라클의 실적 경고는 이에 대한 회의를 자아냈다"고 말했다.
오라클 여파로 기술업종에 속한 IBM이 3.08% 급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 떨어졌다. 시스코시스템스가 2.6%, 마이크로소프트는 1.02% 밀린 데 비해 노키아는 1.04% 전진했다.
시장은 기술주 부진 외에 유럽중앙은행(ECB)가 이날 실시한 3년 만기 장기 저리 대출이 유로존 국채시장의 수익률을 낮추고 재정위기에 빠진 역내 국가들의 리파이낸싱 압력을 완화하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회의론을 반영하며 장 막바지까지 하락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유럽의 523개 은행들은 ECB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통해 총 4900억 유로에 가까운 저리 대출을 받았다.
앞서 로이터 전망조사에 응한 유로 트레이더들은 ECB의 3년 만기 대출 수요가 3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 분트채와 이탈리아 국채 사이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ECB가 제공한 추가 유동성이 재정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역내 국가들로 유입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탈리아 은행업협회(ABI)의 지오반니 사바티니 회장은 "유럽은행감독청(EBA)이 ECB 대출로 부실 국채를 매입할 경우 또 다른 부실자산을 낳을 수 있다며 사실상 이를 저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은행들은 ECB가 제공한 저금리 자금을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주식 트레이딩 헤드인 라이언 라슨은 은행들이 ECB 대출금을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가 아닌 독일 분트채 매입에 사용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 업체 RIM은 아마존 등 일부 기업들이 인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로이터 보도에 10.1% 뛰었다.
미국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점인 월그린은 마진 압박으로 예상에 미달하는 분기 순익을 내놓으며 0.39% 내렸다.
전자기기 청부 제조업체인 자빌 서킷은 2.8% 떨어졌다. 이 회사는 예상에 못미치는 기업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발표하고 2분기 매출 전망도 하향조정했다.
제네럴 일렉트릭(GE)와 코카콜라는 각각 2.37%와 1.71% 올랐다.
이날 발표된 지표들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가 지난달 급증세를 보였으나 전문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21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미국의 11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4.0% 증가한 442만호(연율 환산)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505만호였다.
10월의 주택판매는 당초 발표됐던 연율기준 497만 호에서 425만 호로 하향조정됐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 12월 16일 기준 주간에 계절조정을 감안한 모기지신청지수가 659.3으로 직전주에 비해 2.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프라탄토니 MBA 부회장은 "부정적인 신용대출 여건, 취약한 고용시장 등으로 낮은 모기지금리가 주택 구매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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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