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대출, 유로존 우려 불식에 실패
*투자자들, "ECB 대출이 유로존 위기 근본적 해결책 못돼"
*은행들, 대출금으로 유로존 국채 매입할지 의문
[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유로가 21일(뉴욕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 만기 대출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되며 초반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 마감했다.
ECB가 이날 실시한 3년 만기 저금리 대출 입찰에 예상보다 큰 수요가 몰렸으나 유로존 채무위기 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며 유로가 다시 압박을 받았다.
유로/달러는 이날 ECB 대출 입찰 직후 거의 1% 가까이 오른 1.3200달러까지 전진, 1주일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뉴욕시간 오후 4시 4분 현재 0.27% 내린 1.3044달러에 호가되고 있다. 같은 시간 유로/엔은 0.02% 오른 101.86엔을 가리키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거래량이 줄면서 유로의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지적된다.
ECB는 이날 최초로 실시한 3년 만기(1134일) 대출 입찰을 통해 총 4891억 9000만 유로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3100억 유로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대폭 뛰어넘는 수준이다.
입찰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은 ECB의 초저금리 대출이 은행들의 펀딩 비용을 낮춤으로써 높아져가는 유동성 경색 우려를 다소 완화시키면서 국채 및 통화시장의 투심을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론은 유럽 은행들이 새로 공급받은 유동성을 국채 매입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빛을 잃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시니어 통화 전략가 데이비드 와트는 "ECB 대출을 통해 금융업계의 내년 1분기 펀딩 우려는 별 걱정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는 점에서 ECB의 대출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분기 펀딩 우려는 우리가 걱정했던 여러가지 걱정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면서 "이번 대출을 계기로 ECB에 대한 금리인하 압력이 완화될 것인가? 주권국가 채무위기 상황이 정말 해결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통화전략 글로벌 헤드 마크 챈들러는 "은행들이 새 대출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면서 "은행들이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면서 이웃 국가 국채보다 자국 국채를 살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GFT의 통화 리서치 디렉터 보리스 슐로스버그는 "ECB 대출에 대해 트레이더들은 뒷문을 통해 양적완화로 나가는 것이라는 초기 반응을 보였었다"면서 "지금은 은행들이 ECB 대출금을 유로존 국채 매입이 아닌 단기 채무의 리파이낸싱에 주로 사용할 것이며 따라서 국채 수익률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많은 전략가들은 은행들이 국채를 계속 매입하기를 바라는 각국 정부의 희망과 국채와 관련된 위험 노출을 줄이려는 은행들의 필요성을 조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4분 현재 달러/엔은 0.3% 전진한 78.08엔, 달러/스위스프랑은 0.42% 상승한 0.9354프랑을 가리키고 있다.
호주달러/US달러는 0.15% 상승한 1.0092US달러에 호가되고 있다.
이 시간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지수는 79.991로 0.1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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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