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줄 입장도 아니고 여력도 없다? 현대차는?
[뉴스핌=김연순 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르노삼성 등 다른 자동차업체 3사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면서 카드사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요구를 들어줄 수도 그렇하고 무시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요구'로 규정하면서 (수수료를) 내려줄 수 없다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과 GM대우가 최근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수수료를 내려달라고 카드사들에 공문을 보냈다. 쌍용자동차도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을 카드사들에 타진했다.
카드사들이 지난달 현대자동차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결국 수용하면서 신용카드는 기존 1.75%에서 1.7%,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추기로 하자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잇따라 수수료 인하 요구에 나선 것이다. 다만 지난번 현대차처럼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압박이 아니라 정중하게 요청형식으로 온 것이 다를 뿐이다.
현재 현대카드는 르노삼성과 GM대우, 쌍용자동차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대자동차와 동시에 똑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는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이나보니 현대차에 대한 수수료율 인하를 결정한 이상 다른 자동차업체의 요구를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자동차업체 3사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대해) 아직 검토중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현대차는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이들은)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좀 더 고민을 해야겠지만 (내려줄 수 없다는 쪽으로) 카드사들의 입장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정책에 역행하는 요청으로 카드사들이 쉽게 내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려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여력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받아준 이상 르노삼성 등의 요구를 마냥 거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B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를 내려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 현대차에 이미 내려준 바 있어 딜레마"라며 "내리기도 어렵고 버티기도 어려워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다들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지배적인 위치라고 생각하는 업종은 업계에 추가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교통카드 사업자들도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카드사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기·인천 지역에서 교통카드 사업을 하는 이비카드는 현대카드 등 카드사들에 수수료를 내리지 않으면 연말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