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쌍용차 체어맨H 뉴 클래식. 600s 모델을 총 200km 거리에서 직접 시승했다. 최근 윗 단계의 체어맨W를 시승한 뒤라 '이거다' 싶은 독특한 장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성능, 승차감, 편의장치까지 전반적인 만족감은 높았지만 이것 만큼은 매력적이라고 콕 짚어 설명할 부분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던 것.
그러나 체어맨H는 태풍 '무이파'를 만나면서 '안전제일' 본색을 드러냈다.
무이파가 비바람을 몰고 오면서 수도권에 태풍 경보가 발령된 지난 8일 오전. 인천 송도에서 제3경인고속도로와 외곽순환도로를 거쳐 서울 강남까지 체어맨H를 타고 달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 일대에는 평균 초속 20m의 바람이 불었다. 몸으로 직접 느낀 바람의 위력은 대단했다. 차를 타기위해 지상의 주차장을 가로지는 동안 손에 든 노트북 가방을 누군가 끌어 당기는 듯 걷기조차 힘들었다.
태풍 속에서 시승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14년 전통을 가진 체어맨H를 믿고 핸들을 잡았다.
체어맨H를 몰고 송도 인근의 해안도로에 접어들었다. 비바람은 더욱 강해졌다. 앞서 가던 차들이 옆바람을 맞고 차선 한쪽으로 쏠렸다가 차선 바로잡기를 반복했다. 주행중인 차들의 평균 시속은 70~80km 수준. 저속이었지만 휘청거리는 차들이 여럿 목격됐다.
하지만 체어맨H는 달랐다. 시속 100km 가까이 꾸준한 가속을 해봤지만 전혀 불안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바람이 거세게 차체를 때려도 움찔하는 정도 이상의 흔들림은 없었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저절로 핸들이 묵직해지면서 차체가 바닥에 가라 앉는다는 느낌이다.
조항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면서 주행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속도감응형 파워스티어링이 채용된 것도 이런 편안함에 한 몫하는 듯 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안정적인 주행감은 더욱 마음을 편하게 했다. 시속 100km를 넘어서는 속도에 바람이 차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균형잡힌 드라이빙은 시승 내내 이어졌다. 풍절음도 평상 운전때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급커브 지역에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고인 빗물과 움푹 패인 도로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 하지만 신속하게 반응하는 ESP 시스템이 든든하게 위기를 극복해줬다. 차체가 옆으로 밀리는가 싶더니 엑셀을 제어하면서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다.
체어맨H에는 사고후 상황까지도 대처한 발목보호 브레이크 페달, 오토도어 언락 시스템 등 최첨단 세이프티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또 프런트와 리어 서스펜션은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서 진동이나 쏠림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과격한 코너링에서 자세를 유지하면서 차체 진동을 최소화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벤츠 승용차 설계 컨셉트를 반영한 댐퍼스트럿 및 모듈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 때문이다.
체어맨H는 40대 후반 하이클래스 오너를 주 고객으로 설정한 차다. 운전기사를 두어도, 직접 운전을 해도 두 부분 모두를 만족시키는 크기와 성능을 가졌다.
체어맨H에 탑재된 XGL2800, 3200 두가지 엔진은 부드러운 진동을 구현하는 직렬 6기통으로 강력한 파워를 낸다. 시승한 600S에 장착된 XGL3200의 엔진은 최고출력 222마력, 최대토크 31 ㎏m로 연비는 리터 당 8.7㎞다.
가격은 500S 모델이 3990만~4495만원, 600S 모델이 4510만~469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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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