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4일(현지시간) 나타난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는 과매수에 따른 증시 조정의 결과라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4~5% 수준의 폭락 장세를, 유럽 역시 3% 수준의 급락세를 연출했다.
이에 시장은 폭락 장세의 원인을 미국의 채무한도 협상에 대한 불만, 경기 침체 우려, 유로존 채무위기 및 부진한 소비자 지출 등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 가속화로 꼽았다.
한편 FT는 시장이 조정 국면을 맞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우선 시장이 건전한 경기 상황에서도 다소 고평가된 수준임을 지적하면서 예일대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쉴러 교수가 개발한 CAPE 지수(주가를 지난 10년간의 평균 인플레이션과 비교해 조정)를 예로 들었다.
주가가 본격적인 하락세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 7월, CAPE 지수는 23으로 지난 45년간 평균인 19.4보다 높고, 130년간 평균인 16.4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시장에서 CAPE가 23 정도면 그리 문제될 것이 없지만,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큰 '리스크 프리미엄'을 찾고, 완만한 수준이긴 해도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면 그만큼 투자자들의 운신의 폭은 줄어들게 된다.
또, 주가가 지금처럼 높을 때는 조그만 악재로부터라도 안전할 수 없다는 분석 역시 내놓았다.
사실 최근 주목되고 있는 위험 신호들은 새로운 악재들이라기 보단 항상 있어 왔던 문제들인데, 시장이 이를 워낙 시끄럽게 떠들다 보니 투자자들이 그만큼 민감해진 것이다.
FT는 따라서 다소 고평가된 주가와 지나친 투자 경계감이 4일 폭락장세를 견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美 증시, 4~5% 폭락...유럽도 3% 수준 하락세
이날 다우지수는 4.31%(512.46포인트) 떨어진 1만1383.98, S&P500지수는 4.78%(60.21포인트) 빠진 1200.13, 나스닥지수는 5.08%(136.68포인트) 폭락한 2556.39로 장을 접었다 .
지난 4월29일의 장중 고점에서 10% 이상 떨어지며 본격적인 조정 국면으로 들어선 3대 주요 지수는 올해 누적상승폭을 반납하고 나란히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다우지수가 하루 거래에서 50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은 2008년 10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2월 10일 이후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한 S&P500지수는 10거래일간 무려 10.7% 곤두박질쳤다. S&P500지수의 10거래일 하락폭은 시장이 1년간의 하락끝에 바닥을 찍었던 2009년 3월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유럽증시 역시 급락했다.
유로퍼스트300지수는 3.33% 주저앉은 993.35로 장을 접었는데, 이 지수가 1000선을 하향돌파한 것은 12개월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금주의 하락으로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네덜란드 블루칩 지수들의 시가총액에서 4000억 유로가 날아갔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설립한 구제기금의 자본여력인 4400억 유로와 거의 동일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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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