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고유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치솟고 있는 휘발유 가격이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최근 회발유 가격 상승 흐름이 미국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는 것이 이번 IEA의 비축유 방출의 배경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달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뉴스가 공동 시행한 서베이 결과 응답자의 45%는 최근 치솟고 있는 휘발유 가격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해, 식품 물가와 집값 하락, 실업률에 대한 걱정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이 10센트 정도 오른다면 매일 미국민에 3900만 달러에 상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안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문은 이처럼 미국 오바마 행정부 역시 휘발유 가격에 대한 부담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략비축유 3000만 배럴을 방출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 상원 에너지위원회의 제프 빙거만 의장은 "이같은 결정이 리비아 사태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었던 초기 시점에 나왔다면 더 시기적절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가 상승과 관련해 미국 내 석유 탐사를 활성화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으로 고유가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공화당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가 최근 시장의 추세를 감안하면 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석유협회(API)의 빌 부쉬 대변인은 "원유와 휘발유 재고는 평균을 웃돌고 있으며 가격 역시 리비아 사태에도 불구하고 몇 주간 하락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은 시장에 이미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원유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CNBC 매드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이번 전략 비축유 방출 결정에 대해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면 세수는 늘어날 것이며 이는 좋은 소식"이라며 정부 정책을 조롱하고 나섰다.
그는 전략 비축유 방출은 브렌트 선물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갑자기 늘어난 공급량에 마진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떠나 결국 유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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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