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사모펀드 규제 선진화'를 통한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공식화한 뒤 헤지펀드 따라잡기가 한창이다.
과거 아시아 금융 위기를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헤지펀드란 두려움과 경계 대상이었다. 새로운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경험한 마당에 우리식 헤지펀드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은 아이러니처럼 보인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양면성이나 이에 따른 찬반, 호불호를 떠나 이미 국내 헤지펀드 도입은 제한적인 성격일지라도 시위를 떠난 살처럼 진행형이 됐다.
'한국형'이란 수식어에서 보이듯 당국이 추진하는 헤지펀드는 '글로벌 헤지펀드'와는 차이가 있는 절충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내 도입 논의를 위해서는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나아가 글로벌 헤지펀드의 현 주소를 먼저 살피는 것은 불가결한 일이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국내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먼저 글로벌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과 역사, 운용방식, 투자기법은 물론 최신 헤지펀드 산업의 현황과 주요 경쟁자들, 글로벌 규제 현황과 국내 시사점까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에라 기자] 중동발 정정 불안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태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헤지펀드 자산이 반등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다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는 이미 찬반이나 규제 논의와 무관하게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왔다. 지난 1995년까지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2800개 정도에 불과했고 운용 자산규모도 28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그 수가 1만 개가 넘는 데다 운용자산 규모는 무려 2조 달러에 달한다.
규모는 점차 대규모화되고 있다. 자산규모가 최소 10억 달러가 넘는 헤지펀드가 전체 글로벌운용 자산의 84%인 1.7조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산규모 50억 달러 이상인 초대형펀드 93곳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가 1조 1500억 달러에 이른다.
◆ 금융위기로 고개 숙인 헤지펀드, 기지개 펼 준비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인해 헤지펀드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며 전체 자산규모가 빠르게 감소했다.
그러나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로 눈길을 돌리면서 자산 규모가 지난 2008년 세운 역대 최대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 자산이 19% 정도 감소했으나 2009년부터 반등의 기미가 보이더니 지난달 31일 전체 자산이 2조 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HFR은 지난해 헤지펀드에 550억달러가 유입되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320억달러가 순유입되며 2007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대 순유입액을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 2008년에는 1500여개의 헤지펀드가 청산됐었으나 최근 기관 투자가들에 힘입어 자산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
국채펀드와 연기금이 헤지펀드에 대한 할당량을 늘리며 투자의 다각화를 시도, 전체 자산 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에 헤지펀드리서치(HFR)가 고시하는 글로벌 헤지펀드지수는 무려 23%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9년에는 13.4%에 이르는 두 자릿수 성과를 냈고 2010년에도 다시 5.2%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확인된다.
자산 운용 규모가 2억 달러 이상인 헤지펀드 중에서 지난 2010년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곳은 오들리 유러피언오퍼튜니티 펀드(Audley European Opportunities Fund)로 약 120%의 투자수익률을 달성했다.
최근 3년 동안으로 보면 신용상품에 주목한 펀드인 프로비던스 MBS, SPM 스트럭처드 서비싱 그리고 CQS ABS 펀드 등 세 곳이 각각 250% 및 230% 그리고 165%의 수익률로 상위를 차지했다.
2006년부터 5년간 실적을 따져보면 폴슨 어드밴티지 플러스(Paulson Advantage Plus)가 무려 503%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 중국에 주목한 3개 펀드가 각각 478%, 432% 및 382%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뒤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 전 세계 자산 규모 2조$ 육박
지난달 도이체방크는 올해 헤지펀드 규모가 2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말 헤지펀드 규모가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인 1조 9300억 달러를 웃돌아 2조25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
그러나 헤지펀드닷넷(HedgeFund.net)은 이미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헤지펀드 자산 규모가 2조 5000억 달러에 육박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4분기 헤지펀드 자산은 5.7% 늘어나 지난 한해 동안 전체 규모가 2조 4700억 달러에 달했는 것.
이는 금융 위기 전인 지난 2007년 기록한 2조 8600억 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2008년 기준 1조 9300억 달러를 큰 폭으로 웃돈 수준이다.
IFSL 역시 2008년 2480억 달러, 2009년 850억 달러의 헤지펀드 자금이 순유출됐으나 2009년 이후 부터 자금 유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헤지펀드 운용자산이 1 조 7000 억달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헤지펀드에 몰리는 순유입액이 210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유입된 550억 달러를 4배 가량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인드브릿지투자의 로버트 디스콜로는 "대부분의 매니저들에게 2009년은 최고의 해였으나 투자자들은 이 기회를 놓쳤다"며 "현재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선호로 속속 복귀하면서 헤지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역대 최대의 자산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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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