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국제 유가 급등세에 따라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올해 수출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산유국이 수혜를 보는 반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와 같이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유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OPEC의 올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불안 상황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치솟자 OPEC이 큰 수혜자가 되는 셈이다.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까지 배럴당 115달러 선을 유지했다.
IEA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파티 비롤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OPEC의 원유 수출량은 수출액이 9900억 달러에 달했던 2008년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평균 판매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유지한다면 액수로는 1조 달러 선에 도달하게 된다.
다만 이 액수는 천연가스를 포함한 OPEC의 석유제품 수출 전체를 감안한 것이며, 물가 상승률은 고려하지 않은 명목 수치다. 이에 대해 비롤 수석은 "특정 시점의 물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여전히 2008년 실질수출액이 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비롤 수석은 물론 사우디 아라비아가 증산 등을 통해 유가가 더 올라가지 못하도록 안정시키려는 노력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유가 상승에 따라 늘어난 국가 재정으로 사회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지출을 늘리고 있기도 하다. 사우디 국왕은 올해 350억 달러의 지원액을 포함해 수년 간 1290억 달러를 지원하는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런 재정지출 부담 증가로 인해 올해 재정수지 균형이 유지되려면 유가가 배럴당 83달러는 되어야 한다고 글로벌에너지연구센터의 레오니다스 드롤라스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분석했다.
리야드의 투자기관인 자드와(Jadwa)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브래드 보우어랜드는 고객들에게 보낸 논평자료를 통해 "사우디 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유가 수준은 수년 간 계속 상승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유가의 또다른 수혜자는 러시아다. 앞서 IEA의 비롤 수석은 배럴당 100달러 유가가 지속된다면 러시아의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액이 1000억 달러 늘어난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규모는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21%나 되는 것이다.
한편 비롤 수석은 이 같은 유가 상승의 수혜자가 있는 반면 세계 경제는 고유가로 신음하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특히 유럽은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롤 수석은 또 현재와 같은 불안 상황은 향후 10년간 산유량 증가의 90%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한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석유 투자를 위축시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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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