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가 한국과 관계를 위해 북한과 한국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8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지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한 일에 대해 "우리는 이 접근 방식에 반대하며, 이 접근 방식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 크렘린궁 대변인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그는 "사실상 우리에겐 북한이란 파트너가 있고 반(反)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한국이란 국가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지지하지만 우리에게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는 (국가들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기 전 로이터 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은 분명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남측과 북측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지 현명하게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뚜렷한 위협이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한다"며 "향후 한국과의 관계는 러시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발언했다.
한국과 러시아 관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준군사동맹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면서 더 경색됐다.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래 미국과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고 비록 우크라이나에 직접 전달하진 않지만,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미국에 포탄을 대여하는 등 한국이 간접적으로 이번 전쟁에 관여하는 것이 양국 관계 악화 요인으로 지목한다.
북러 조약 체결에 우려하는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한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한국의 성급한 조치에 대해 경고하고 싶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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