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2019년 9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검찰총장을 검찰청장으로 개명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한창 시끄러웠다. 글의 요지는 정부 외청들 가운데 왜 검찰청의 수장만 '청장'이 아닌 '총장'이냐는 것이었다. 청원인은 "17개의 청의 수장은 모두 '청장'으로 불리고 있는데, 유독 검찰의 수장은 '총장'으로 호칭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청이라는 조직만 총장으로 불리는지, 설은 여럿이다. 대한제국 시절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국에서 기소 업무를 담당하던 게 검사, 그들의 수장은 '검사총장'으로 불렀단다. 일제강점 때도 '대법원 검사국 검사총장'이라는 명칭은 이어졌고 1949년 제정된 검찰청법에까지 반영된, 일종의 오랜 전통이라는 해석이 있다. '검사'와 '총장'은 검찰청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말인 셈이다.
검사의 특수한 지위를 고려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검사는 하나의 행정관청(官廳)으로 분류된다. 다른 행정기관은 기관장 명의로 행정행위의 효력이 발생하는데, 검사는 개개인의 처분으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검사라는 개별관청들의 수장을 하나의 행정기관장인 '청장'으로 표현하기 적절치 않다는 견해다.
논란은 2026년에도 유효하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해체되고, 공소청이라는 새로운 조직이 들어선다. 공소청의 장은 그러나 여전히 검찰총장이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공소(公訴)라는 글자에 검(檢)이나 찰(察)과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다. 그런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이라고 명명한 공소청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공포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조계에서 졸속입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조직이 없어지는데 검찰총장이라니, 검찰의 명맥을 굳이 공소청이 이을 까닭이 없다. 더욱이 검사들의 특권적 지위와 권한 남용에 따른 징벌적 성격을 띠는 현 정부의 검찰개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70년 넘게 대한민국에서 지속한 오랜 법률을 송두리째 폐지하는 추진력이라면, 견제와 비판의 대상인 검찰의 우두머리인 검찰총장 직함을 유지하는 것은 지극히 반개혁적이다.
이름은 곧 상징이고, 상징은 의미를 내포한다. 김춘수의 시 '꽃'처럼 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택갈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사퇴한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들의 지적을 되새겨볼만 하다. 물론 이 정부가 개혁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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