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무실 등 정확히 찾아내
北 반발 속 정부 조사 결과에 눈길
"추락한 건 민간 동호회 것인 듯"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도발 행위'를 저질렀다며 대남 비난 공세를 펼치고 나선 가운데, 우리 민간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위한 무인기 운용 훈련을 벌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회장은 13일 뉴스핌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에 납치·억류 중인 우리 국민의 송환을 요구하는 전단을 실은 무인기를 날려 보내기 위해 경기도 파주 등 최전방 지역에서 수차례 실전 테스트를 했다"고 밝히면서 관련 영상을 제공했다.

최 회장은 "이 드론은 고정익 형태의 상용 무인기로 시뮬레이션 결과 500장의 전단을 달고 파주에서 15분이면 개성 상공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배터리 성능 등을 향상시키면 평양까지도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공개한 영상에는 야간에 전단 뭉치를 단 무인기가 엔진음을 내며 솟아오르고, 양쪽 날개에 빨간색과 파란색의 램프가 번쩍이는 모습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위성위치시스템(GPS)이 달려있어 개성·평양 등 무인기가 어디를 지나는지 알 수 있고, 타이머와 컴퓨터 제어장치가 달린 특수 장비가 장착돼 특정 위치에 도달하면 정확하게 전단 등을 투하할 수 있다.
최 회장은 "김정은 거처인 노동당 청사나 김일성 동상 등 특정 장소를 정확히 찾아 전단을 살포하고, LED 램프를 번쩍이며 평양 상공을 날아다니면 북한 당국이 혼동에 빠지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실제 이 무인기를 북한 영내로 날려 보내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관련 테스트는 대부분 드론 운용이 허가된 서울 한강공원 등에서 이뤄졌고, 자신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무인비행 동력장치 4종(무인 멀티콥터) 교육과정을 우수했다며 관련 증명서를 뉴스핌에 보여줬다.
북한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거나 도발을 일삼을 경우 대북 투입을 결심할 수 있겠지만, 대화의 물꼬를 터서 납북자 송환 등에 힘쓰겠다는 정부 약속을 믿고 있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이 반발해온 대북전단 문제를 풀기 위해 민간단체 설득에 나섰고,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전단 살포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향후 정부가 납치자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 무인기를 실제 투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그걸 지금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 실현이라는 확실한 목적성을 갖고 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967년 6월 5일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조업하다 북한 경비정의 총격을 받고 끌려간 어선 풍복호의 선주 최원모 씨의 아들로, 납북 어부와 국군포로 등의 송환을 위해 노력해 왔다.
당시 배에 탔던 최 씨는 7명의 선원과 납북됐으나, 북한은 일부 선원을 돌려보내면서도 최 씨는 지금까지 생사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장기 억류 중이다.
최 회장은 이번에 북한이 문제 삼은 무인기는 우리 민간 동호회 측에서 운용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기심에 북쪽으로 날렸거나 운항 중에 교신두절이나 항로이탈로 북한 지역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북한도 추락 무인기를 분석해 군사용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며 "대북전단처럼 추가적인 투입을 막기 위해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까지 나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0일 관영 선전매체로 공개된 성명에서 1월 4일과 지난해 9월 무인기 침투가 있었다면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이튿날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우리 측에 요구했다.
북한의 비난이 나온 직후 우리 군 당국은 "공개된 것과 같은 무인기 기종은 운용한 바 없다"며 부인했고, 청와대는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