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 전역에서 확산된 반정부 시위로 최소 648명의 시위대가 사망했으며, 당국이 체포된 시위자들에 대해 신속한 사형 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경고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기반 인권단체 이란인권(IHRNG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전국적 시위가 16일째에 접어든 현재까지, 최소 648명의 시위대가 숨졌다. 이 가운데 18세 미만 아동·청소년도 최소 9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IHRNGO는 이 수치가 자체적으로 직접 확인했거나 두 개 이상의 독립적 출처를 통해 검증된 사례만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부터 이어진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으로 정보 접근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따르면 사망자가 수백 명에서 최대 6천명을 넘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체포된 시위자는 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8일 밤 10시를 기점으로 이란 전역의 인터넷이 사실상 차단됐다. 인터넷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NetBlocks)에 따르면 현재 이란 인터넷의 99%가 차단된 상태다. 현재 일부 시민만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통해 제한적으로 접속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전파 방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폭도, '모하레브(mohareb·신의 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주를 받은 세력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같은 혐의는 이란 법상 사형에 해당할 수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혁명법원의 특별 재판부에서 사건을 "신속하고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는 당국의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IHRNGO는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대규모·초법적 처형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알보르즈주 카라지의 파르디스 지역에서 지난 8일 체포된 26세 남성이 사형 선고를 받고 오는 14일 집행될 수 있다는 미확인 정보도 접수됐다. 가족 측은 "변호인 조력이나 정식 재판 절차 없이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IHRNGO는 이란 보안 당국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군용 무기를 사용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근거리에서 시위대의 머리나 상체를 조준해 발포한 사례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부 테헤란의 카흐리작 영안실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시신 250구가 놓여 있는 장면이 담겼으며,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미국 타임지에 "테헤란의 6개 병원에서만 217구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이스파한, 마슈하드, 라슈트, 카라지, 시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사망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최근 시위로 군·경·사법 인력 12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이 수치에는 테헤란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12월 28일 테헤란 바자르에서 경제난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며 시작돼, 반정부 구호와 함께 전국 31개 주, 약 120개 도시로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신정 체제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