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용 로봇 감속기·액추에이터 개발자 채용
AI·하드웨어 통합한 풀스택 로봇 기술 자립 속도
창원 LG스마트파크 AI·IoT 기술로 로봇 생산 혁신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전자가 로봇의 두뇌에 이어 몸체까지 직접 만든다. 엔비디아와 함께 피지컬(Physical) 인공지능(AI)을 개발 중인 LG전자는 최근 창원 LG스마트파크에서 휴머노이드용 감속기와 액추에이터 설계 인력 채용에 나섰다. AI와 하드웨어를 통합한 풀스택(Full Stack) 로봇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며,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로봇 생산 혁신에 나서고 있다.
◆'로봇 관절·근육 역할' 감속기·액추에이터 인재 채용
11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창원 LG스마트파크에서 산업용·상업용·휴머노이드용 로봇의 감속기와 액추에이터 설계 인력 채용에 착수했다. 감속기는 로봇의 관절 움직임을 제어하는 정밀 구동장치이며, 액추에이터는 모터·드라이버·엔코더·브레이크 등 로봇의 '근육'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LG전자는 이들 부품의 설계와 모듈화를 통해 로봇의 성능과 신뢰성을 끌어올리고, 외부 부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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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사진=LG전자] |
이번 채용은 단순한 부품개발이 아니라, 로봇 하드웨어 기술을 내재화하고 AI 제어 기술과 통합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이미 지난달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피지컬 AI'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모델 '아이작 GR00T(Isaac GR00T)'을 기반으로, 로봇이 실제 환경의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행동할 수 있는 AI 모델을 구축 중이다.
양사는 고품질 학습데이터 확보와 강화학습을 통한 로봇 행동모델 고도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LG전자가 가전·전장·상업 공간에서 축적한 센서·움직임 데이터가 엔비디아의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에서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며, 이를 통해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사물을 인식하고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피지컬 AI'가 구현된다.
이처럼 두뇌(AI)와 몸체(하드웨어)를 동시에 잡으려는 LG의 전략은 로봇을 지능형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창원 스마트파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다. 이 공장은 AI·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향후 LG의 로봇 핵심부품 생산 및 검증 허브로 확장될 전망이다. LG는 스마트파크를 중심으로 AI·로봇·제조기술을 결합한 'AI 팩토리'형 생산 체계를 구축해 가전 이후의 신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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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 [사진=LG전자] |
◆'글로벌 특허 1위', 인수·투자로 키운 LG의 로봇 생태계
LG전자는 로봇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하며 생산자동화 기술 기반을 확보했고, 올해 초 미국 자율주행 로봇기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산업용부터 상업용, 휴머노이드까지 아우르는 로봇 기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있다. LG는 내부 조직의 독자개발 방식을 넘어 외부 전문기업과의 협업, AI·센서·구동계 통합을 통해 로봇의 두뇌와 몸체를 모두 직접 설계하는 풀스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 초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10년간 세계 주요 5개국(IP5: 한국·미국·중국·EU·일본)에 출원된 AI 로봇 관련 특허에서 중국과 일본 기업을 제치고 개별 기업 중 1위(1038건, 18.8%)를 기록하는 등 기술 내재화와 지식재산(IP) 확보에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로봇의 핵심은 액추에이터"라며 "부품이 아니라 솔루션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기계·전기·제어의 경계를 넘어 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전제품의 '제로 레이버(Zero Labor, 노동 제로화)' 기술을 넘어, 로봇으로 또 다른 혁신의 심장을 뛰게 하겠다"고 밝혔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