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전 공식 관중 수 22206명···10년 만에 처음으로 2만 명대에 그친 수치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파라과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경기 결과만큼은 만족스러웠지만, 대표팀 경기장을 메운 관중석은 이례적으로 썰렁했다. 10년 만에 2만 명대 관중을 기록한 경기장에서 손흥민은 "낯설기보단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오히려 자신과 대표팀의 각성을 다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파라과이를 2-0으로 꺾었다. 브라질전 0-5 참패 이후 사흘 만에 이뤄낸 반전이었다. 이 승리로 대표팀은 12월에 있을 월드컵 조 추첨에 영향을 미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관리에서도 한숨 돌리게 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 45분간 활약하고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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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JTBC 중계화면 캡처] |
하지만 승리의 현장은 한눈에 보기에도 썰렁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공식 관중 수는 2만2206명. 이는 지난 2015년 자메이카전(2만8105명)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2만 명대에 그친 수치다. 심지어 2014년 천안에서 열린 같은 상대였던 파라과이전(2만5126명)보다도 적었다. 흥행 면에서 사실상 참패로 평가될 만한 수치였다.
불과 나흘 전인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브라질전에는 6만3237명의 만원 관중이 몰렸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비롯해 브라질 선수들의 이름값, 그리고 손흥민의 A매치 최다 출장 신기록 달성이 겹치며 매진 행렬을 이뤘다. 하지만 파라과이전은 상황이 달랐다. 예매가 열린 뒤에도 좌석의 상당수가 비어 있었고, 경기 당일 오전까지도 약 4만 석 이상이 팔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4시간 전 경기장 주변은 평소 대표팀 경기 때보다 한산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도 빈 좌석이 눈에 띄었고, 절반을 채울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조금씩 관중이 들어섰지만, 스탠드는 끝내 빼곡히 채워지지 않았다.
결국 이날 경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기준 10년 만의 최저 관중 기록으로 남았다. 브라질전 직후라 더욱 대비가 뚜렷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역대 최저 관중 기록은 지난 2008년 1월 칠레전 당시 1만5012명. 한겨울 강추위 속에서 열린 경기였음을 고려하면, 이번 기록은 날씨가 선선하고 축구를 관람하기에 좋은 10월에 나온 점에서 더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홍명보 감독 역시 "경기 중에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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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14일에 파라과이와 평가전이 펼쳐졌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텅 비어 있었다. [사진 = 쿠팡플레이] 2025.10.14 wcn05002@newspim.com |
손흥민도 경기 후 팬심의 변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이런 모습이 낯설다기보다, 오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며 "결국 팬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축구를 해야 다시 경기장에 오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석 연휴 직후라 관중 수가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결국 우리가 더 책임감을 갖고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라며 "결과보다 내용으로 팬들이 만족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경기 전에는 손흥민의 A매치 최다 출전(137경기) 기념식이 열렸다. 전설 차범근 전 감독이 직접 기념 유니폼을 전달하며 후배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손흥민은 "어릴 적부터 존경했던 분과 경기장에서 뜻깊은 순간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멀리서 와주신 차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항상 행복하게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다. 제 위치에 불만을 가진 적이 없다"라며 "많은 분들이 '행복하게 축구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이미 매일 행복하게 축구하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9~10월에 있었던 4번의 A매치에서 2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둔 대표팀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11월에 있을 2번의 평가전을 위해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