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 물량 늘었지만 단가 하락세 지속
포스코·엘앤에프 출하↑…에코프로비엠↓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가 하반기 들어 양극재를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과 리튬 가격 반등이 맞물리며 수출량이 늘고, 일부 기업은 3분기 흑자전환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극재 시장은 하반기 들어 수출 물량이 늘었지만 단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업황 회복 신호와 부담 요인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화투자증권 2차전지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7월 국내 양극재 수출액은 4억7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0.7% 증가했고, 수출량은 2만 톤으로 같은 기간 5.0% 늘었다. 반면 수출 단가는 kg당 23.2달러로 4% 하락해 '물량 확대·가격 하락' 구도가 확인됐다.
![]() |
포스코퓨처엠 세종음극재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
◆ 리튬 가격 반등, 3Q 일부 환입 효과 기대
리튬 가격은 지난 6월 저점(kg당 8달러)에서 지난달 10달러까지 급등했다. CATL이 중국 젠시아워(Jianxiawo) 광산 채굴을 중단하고 일부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다. 다만 리튬 시장 전반적으로 공급 과잉 기조가 여전해 단기 반등 후 다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극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주재료로 만들어지는 배터리 핵심 소재다. 이 가운데 리튬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따라서 리튬 가격이 오르면 양극재 판매 단가도 연동돼 상승하고, 반대로 가격이 급락하면 보유 재고 가치가 떨어져 손실로 이어진다. 업계가 리튬 가격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2분기 저가 리튬 가격을 반영하면서 재고평가손실을 떠안았지만, 3분기에는 일부 환입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최근 몇 년과 비교해 재고 물량이 크게 줄어 있어 과거처럼 손익 변동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
충북 오창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본사 [사진=에코프로비엠] |
◆ 양극재 3사, 턴어라운드 속도 갈려
하반기 출하량은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양극재 출하량은 ▲포스코퓨처엠 전 분기 대비 +98%(1.7만 톤) ▲엘앤에프 +40%(2.2만 톤) ▲에코프로비엠 -8%(2.1만 톤) ▲LG화학 -20%(1.0만 톤)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양극재 출하량은 기업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출하량은 ▲포스코퓨처엠 전 분기 대비 +98%(1.7만 톤) ▲엘앤에프 +40%(2.2만 톤) ▲에코프로비엠 -8%(2.1만 톤)으로 예상된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향 전구체가 적용된 N86 양극재 공급이 본격화되며 출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 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에 투입되는 물량으로, 포스코퓨처엠이 신규 수요를 흡수하게 됐다는 의미다.
![]() |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전경. [사진=엘앤에프] |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테슬라향으로 공급되는 신규 원통형 2170 배터리(지름 21mm, 높이 70mm 규격) 물량이 증가하며 출하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테슬라 모델Y 등 주력 차종 생산 확대가 뒷받침 요소로 꼽힌다.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일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며 출하가 전 분기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는 리튬 가격 반등과 유럽 전기차 판매 확대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음극재·분리막·전해질은 중국발 공급 과잉이 여전히 부담"이라며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 전체 실적 개선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